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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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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일본 독매신문은 최근「김일성·자도궁 회담의 기록(전문)」이라는 제목으로 지난달 15일 북괴를 방문한 일본 자민당소속 중의원인 자도궁덕마가 김일성을 만나 회담한 내용을 7회에 걸쳐 연재했다.
당초 자도궁의 북괴방문이 김일성과 미리 짠 각본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자도궁 자신이 철저한 북괴의 앞잡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 사이의 회담은 처음부터 국제여론 특히 일본 안의 여론을 의식한 것이었다.
김일성은 자도궁과의 회담에서 남침땅굴·남북회담·긴장완화·외화부족 및 대일 채무·경제실정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언급했는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남침흉계 은폐= 『우리에게는 남침의 의사가 없으며 평화적 통일을 주장하고 있다. 조선문제해결방법은 정전협정 대신에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균등한 군축을 실시하는 것이다.
남조선당국이 요구하고있는 불가침협상체결은 현실적이 아니며 남조선은 정전협정 당사국이 아니기 때문에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인지사태 이후에도 우리의 공책은 변함이 없으며 나의 중공방문 역시 초청에 의한 의례적인 방문이었다.
우리는 남조선의 공산화를 원하지 않고 있으나 식민지로 되는 것도 원하지 않고 있다.』
▲대화중단 책임전가=『우리들은 3년간 남북회담을 해왔으나 남조선 측은「2개의 조선정책」으로 분열을 영구화하려고 했다. 통일을 목표로 하지 않는 회담은 의미가 없다.
남조선당국이 분열책동을 중지한다면 회담에 응할 용의가 있다. 남조선의 민주인사와는 대화를 하겠으며 현 남조선당국과는 전혀 말이 통하지 않는다.』
▲남침땅굴 변명=『남조선당국은 남침땅굴 등을 들어 조선의 긴장을 증대시켜 평화통일을 반대하고있다. 땅굴을 통해 어떻게 군대를 보낼 수 있겠는가? 우리가 땅굴을 팔 때는 수리를 위해 파고있는 것이지 남침을 위해 파지는 않는다. 어떤 군인이 그러한 사실을 믿겠으며 이러한 음모에 대해서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가?』(자도궁에게 반문)
▲경제시책실패 자인=『우리의 경공업발전은 기술과 기능공이 없어 요원한 상태다. 일본과의 기술교류는 나쁠 것이 없다. 그러나 배울 것은 많지만 가르쳐 줄 것이 없어서 할 수가 없다.
74년부터 외대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그 원인은 강대국들이 배를 독점함으로써 용선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해에 인니에 대한 쌀 수출도 할 수 없었다. 일본으로부터 독촉을 받고 있는 부채 액이 3천8백만「달러」인데 그 중 1천만「달러」는 곧 갚을 것이며 나머지도 올해 안으로 해결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일본에서 물의가 일어난 모양인데 자도궁 선생이 좀 도와달라.』<내외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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