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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끼리 금리 비교 어렵고 유리한 정보 잘 안 알려줘 … 마이너스통장 '불만 플러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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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마이너스 통장’(종합통장 자동대출) 이용자 10명 중 9명이 불만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13일 “최근 2년 동안 마이너스 통장 이용 경험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9.1%가 현행 제도에 불만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특히 각 은행의 마이너스 대출 금리를 서로 비교하기가 어렵다는 불만(31.1%)이 가장 많았다.

 마이너스 통장은 거래 은행의 통장에 잔고가 모자라도 일정 한도 내에서 수시로 돈을 꺼내 쓸 수 있는 대출이다. 일반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높은 편인데도 생활비 등 급한 자금을 손쉽게 빌릴 수 있어 직장인 등이 많이 이용한다. 그런데 대출 은행을 결정하기 전 17개 시중은행 중 어느 곳의 대출 금리가 가장 싼지 비교해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소비자원 배윤성 거래조사팀장은 “신용등급별 가계대출 금리는 전국은행연합회에서 매달 은행별로 비교 공시하고 있지만, 마이너스 대출은 유사한 제도가 없다”며 “그만큼 소비자가 금리를 비교해보고 은행을 선택하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리 외에도 소비자가 마이너스 대출에 관한 정보를 잘 알려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금리인하 요구권’에 대해 아는 소비자가 61.5%에 그쳤다. 대출 기간 중 취직이나 승진 등으로 신용 상태가 좋아지면 금리를 내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데 이를 잘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금리인하 요구권을 알고 있는 소비자는 신문 등 언론을 통해 안 경우가 67.4%였다. 은행 창구나 홈페이지 등을 통해 알게 된 경우는 27.8%에 불과했다. 대출 도중 마이너스 통장 금리가 변동된 사실도 ‘(은행 측의 별도 안내 없이) 마이너스 통장을 보고 알게 됐다’는 소비자가 36.7%로 가장 많았다.

 소비자원은 “정보의 비대칭 때문에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돼서는 안 된다”며 “관계 당국에 ▶마이너스 대출 금리를 비교하는 공시 체계 마련 ▶금리인하 요구권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 ▶금리 변동 때 휴대전화 문자서비스 시행 등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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