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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여정, 우 설주 … 25세 동갑내기 권력 쌍두마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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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좌(左) 여정, 우(右) 설주’. 25세 동갑내기인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과 부인 이설주(사진)가 북한 여성권력의 ‘쌍두마차’로 떠오르고 있다. 김일성 사망(1994년) 이후 김정일 시대엔 퍼스트레이디의 공개활동이 전무했다. 그러나 이설주는 그간 김정은의 팔짱을 끼고 걷거나 공개 석상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노출해왔다. 2011년 12월 김정일 장례식 때 등장한 이후 잠잠했던 김여정 역시 최근 당 책임일꾼으로 전면에 등장했다. 김여정의 활동 폭은 김경희와도 비교된다. 김경희는 당 부장을 맡고 있으면서도 오빠(김정일)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에야 공식 석상에 나타났다.

 고모부인 장성택에게 배신당했다고 생각하고, 세 살 위의 형 정철이 권력의 장애요인인 상황에서 김정은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가족은 결국 김여정이다. 이복누나 김설송(41)이 조직지도부에 있긴 하지만 마음을 나누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2012년 7월 이설주가 관영매체에 나타난 직후 재일조선인총연맹(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정치스타일은 공개성의 과정을 중시한다는 특징이 있다”며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젊은 영도자는 국제사회의 추세를 바탕으로 조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당당하게 과시하려 하고 있다”고도 했다.

 익명을 원한 탈북자는 “1970년대 김일성의 부인 김성애가 치맛바람을 일으키자 김정일은 후계자로 등장한 이후 여성들의 활동에 대해 마뜩지 않아 했다”며 “ 오랜 기간 권력이양기를 가졌던 김정일과 달리 급작스럽게 권좌에 오른 김정은은 가족들을 등장시켜 안정감을 보이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설주와 김여정은 앞으로도 역할분담을 통해 김정은의 최측근 보좌관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경남대 김근식(정치외교학) 교수는 “북한 사회는 철저한 문고리 권력사회”며 “김정은 입장에선 믿을 수 있는 건 피를 나눈 형제와 부인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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