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스카서 뮤지컬 화려한 부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7면

'시카고'가 올 아카데미상에서 작품상 등 6개 부문을 석권하며 뮤지컬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할리우드 일각에선 뮤지컬의 화려한 부활을 점칠 정도다.

지난해 미술상.의상상을 받은 '물랑 루즈'에 이어 올해 '시카고'가 괄목할 만한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할리우드는 1970년대 이후 이렇다할 화제작을 내놓지 못했던 뮤지컬이 다시 주류 장르로 부상할지 주시하고 있다.

사실 뮤지컬은 서부극과 함께 할리우드가 자랑하는 대표 장르다. 1927년 '재즈 싱어(Jazz Singer)'는 영화를 위해 음악을 작곡한 최초의 유성 영화로 기록된다.

2년 후 MGM에서 만든 '더 브로드웨이 멜로디(The Brodway Melody)'는 영화 사상 최초의 뮤지컬로, 제2회 오스카상(28~29년) 작품상을 받았다. 이후 50년대까지 MGM사의 아서 프리드가 제작한 뮤지컬 걸작이 이어졌다.

유명 뮤지컬 제작자 플로렌스 지그펠트의 일생을 그린 '더 그레이트 지그펠트(The Great Ziegfeld)'가 9회 아카데미(37년)에서 뮤지컬로는 두번째로 작품상을 수상했다. 1백76분에 이르는 이 스펙터클한 뮤지컬은 여우 주연상과 댄스 연출상도 받았다.

24회 아카데미(52년)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6개상을 수상한 '파리의 아메리카인(An American In Paris)'은 뮤지컬의 만개를 알린 걸작. 조지 거슈윈의 음악과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을 배경으로 해 미국 청년과 파리 아가씨의 사랑을 그렸다.'사랑은 비를 타고(Singing in the Rain)'는 가장 인기 있는 뮤지컬로, 후세의 숱한 영화가 이 작품의 빗속 댄스를 인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 해 먼저 나온 '파리의 아메리카인'이 아카데미상을 휩쓴 탓에 아카데미에선 홀대를 받았다.

31회 아카데미(59년) 에서 '지지(Gigi)'는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해 9개상을 석권했다. 그 사이 대머리 배우 율 브린너가 남우주연상을 받은 '왕과 나(The King and I)'를 비롯해,'남태평양(South Pacific)''아가씨와 건달들(Guys and Girls)''오클라호마(Oklahoma!)''7인의 신부(Seven Brides for Seven Brothers)' 등이 쏟아지며 50년대를 뮤지컬의 전성기로 장식했다.

60년대에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뮤지컬은 우리에게 더욱 친숙하다. 34회(62년) 때 11개 후보에 올라 10개상을 휩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West Side Story)', 37회(65년) 때 12개 후보에 올라 8개상을 받은 '마이 페어 레이디(My Fair Lady)', 38회(66년) 때 10개 후보에 올라 5개상을 받은 '사운드 오브 뮤직(The Sound of Music)', 41회(69년) 때 12개 후보에 올라 6개상을 받은 '올리버(Oliver)' 등은 국내 개봉 때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70년대에는 '카바레''지붕위의 바이올린''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토미'가, 80년대에는 '올 댓 재즈''페임''빅터 빅토리아''애니''코러스 라인'이 아카데미에서 거론됐으나, 작품상 수상에는 이르지 못했다.

56회(84년) 때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제작.감독.주연한 '옌틀(Yentle)'이 작품상은커녕 여우주연상 후보에도 끼지 못하자 "남성 위주의 배타주의에 희생됐다"는 비판마저 나왔다.

옥선희.DVD 칼럼니스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