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에 솔직한 비판 가하는 7인의 조언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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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닉슨」이 2차 임기에 들어섰을 때부터 일부에서는 그가 「제왕」처럼 행동한다는 비평을 가하기 시작했다. 비밀을 좋아하고 기자회견을 기피하면서 걸핏하면 「행정특권」이나 「국가기밀」을 들먹이며 여론에 반하는 행동을 취했기 때문이다.
이와는 반대로 「포드」 미대통령은 취임하면서부터 자신의 「서민성」과 개방성을 강조하는「제스처」를 많이 써왔다. 아침식사를 손수 지어먹는다든가 자신이 입는 「가운」에 「닉슨」처럼 「대통령」이라고 요란하게 써넣는 대신에 단순히 「제리·포드」라는 이름만을 박아 넣는 것과 같은 것은 그 좋은 예다.
비슷한 예로 그는 7인의 조언자들을가끔 불러 그야말로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정책에 대한 비판을 듣고 있음이 최근에 밝혀졌다.
이들은 모두 옛친구들로서 관직을 탐내거나 행정부와 여하한 이권관계가 없기 때문에 아무런 두려움 없이 「포드」의 잘못을 비판할 수 있는 입장에 있는데 「포드」 자신도 이점을 살리기 위해 이들과의 면담에는 어떤 규칙도 두지 않고 기록도 남기지 않는다. 그는 이 방식으로 자신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스스로 인식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전 「펜실베이니아」주지사인 「윌리엄·스크랜튼」, 미국강철회사 「워싱턴」 부사장인 「윌리엄·화이트」, 전 국방장관이며 현재 「리머즈·다이제스트」 잡지 자문위원인 「멜빈·레어드」, 전 하원의원 「존·번즈」, 「로버트·그리핀」상원의원, 전 국방차관이며 현재 「캘리포니아」의 전자회사 사장인 「데이비드·패커드」이다.
백악관의 한 오랜 관리는 누구나 대통령과 대화할 때는 의견의 전부를 말하지 못하고 거두절미하거나 대통령의 의견을 의식한 곡설을 늘리는 것이 상례라고 한다. 따라서 「포드」는 이들 옛친구와 6주일마다 한번씩 한가한 주말에 만나 솔직한 의견을 듣는다는 것이다.
회견은 각의실에서 열리는데 이 자리에는 「코피」와 냉차 이상의 대접을 받을 수 없다고 한 참가자는 아쉬운 듯이 털어놓았다.
한번은 「포드」 대통령이 「에너지」에 관한 중요 TV 연설을 이틀 남겨둔 날에 7인의 조언자들이 소집되었는데 이 자리에서는 「포드」가 연설의 예행연습을 했다. 연습이 끝난 후 이들은 한결같이 「포드」의 자세가 너무 딱딱하다고 비판, 보다 「인간적인」 「제스처」와 환경을 권고했다.
그 결과 실제로 TV에 방영될 때는 연설장소인 백악관 도서관 벽난로에는 불꽃을 일궈 놓았으며 「포드」는 방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자유스런 「제스처」를 썼다. 이들은 또 「포드」가 『너무 사람이 좋아 대통령 그릇이 못된다』는 일부의 수군거림을 막기 위해 특히 의회관계에 있어서 『일단 결정을 내리면 끝까지 버티라』고 충고했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그후에 여러번 의회에서 통과된 법안에 거부권을 사용했으며 그중 일부는 결국 관철되기도 했다. <헤럴드·트리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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