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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통령 특별담화<요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오늘은 우리가 북한 공산집단의 야만적인 침략을 받아 민족사상 최대의 참화를 입은 지 스물 다섯 돌이 되는 날이다.
침략의 전화가 멎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온갖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면서 그처럼 극심했던 전화를 말끔히 복구하고 그 위에 민족중흥의 기틀이 되는 건설과 발전의 거목을 착실히 가꾸어 나가고 있다.
이 부흥과 발전은 조국의 평화통일과 민족중흥의 원동력이다.
우리는 이를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 왔고 또 앞으로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 침략주의자들은 휴전 후에도 끊임없이 재침준비를 강화하면서 우리의 부흥과 발전을 저해 파괴하려 들었으며, 특히 최근 인도지나 사태이후에는 남침전쟁을 더욱 노골적으로 도발하고 있다.
그들은 휴전선 일대에 많은 병력을 집결시키고 각종 군사시설을 계속 강화하고 있을 뿐 아니라 남침용 지하땅굴을 파내려 오는 등 남침의 기회와 구실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고 있다. 그러면서도 국제사회에서는 거짓 평화선전을 요란하게 떠벌리면서 그들의 간악한 흉계를 교묘히 은폐하고 국제여론을 오도하려 들고 있다.
이 같은 거짓 평화선전은 그들이 바로 25년 전 오늘 우리를 기습 공격해 오기 직전까지도 이와 똑같은 수법으로 이른바「평화협상」을 내세우면서 국내외의 여론을 기만하던 그 사 술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
심지어는 남침사실마저 왜곡하려 들고 있다는 것은 실로 가소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그들은 군사적 도발과 거짓선전 등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하여 제2의「6·25」를 꿈꾸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국방태세는 철통같고 국군의 사기와 국민들의 단결은 그 어느 때보다도 충천하고 튼튼하다.
따라서 나는 북한 침략주의자들에게 다시 한번 엄중히 경고해 두고자 한다. 만일 정세를 오판하여 무모하게도 또다시 남침을 해 온 다면 그들 스스로 묘 혈을 파고 자위의 길을 걷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얻는 것이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겨레의 발전과 번영의 터전을 파괴한 반민족적 죄과에 대해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결코 면치 못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오늘 이 기회를 빌어 북한 침략주의자들에게 하루속히 무력 적화통일 의 망상을 버리고 전쟁재발의 방지와 세계평화에 기여하기 위해 우리가 제의한「남-북 상호 불가침협정」을 즉각 수락할 것을 거듭 촉구하는 바이다.
이와 동시에 비무장지대 내에 구축한 남침용 지하땅굴을 비롯한 각종 군사시설을 즉시 철거함으로써 휴전협정을 준수하고 한반도의 평화유지를 위한 성의를 행동으로 표시할 것을 거듭 촉구하는 바이다.
만일 우리의 이 같은 일련의 긴장완화 정책을 계속 거부한다면 그들이 내세우는「평화통일」이란 눈감고 아옹하는 한낱 기만에 지나지 않으며 여전히 무력통일만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는 것이 될 것이다.
북한 공산집단의 남침을 저지하고 이 땅위에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는 일은 오늘의 우리 세대에게 부여된 엄숙한 민족의 소명이다.
이 소명 앞에 여-야의 구별이 있을 수 없으며 종파와 계층의 차이가 있을 수 없다.
따라서 나는 우리 모두가 제2의「6·25」와 같은 비극을 다시는 겪지 않기 위해 국력배양을 계속 가속화하고 국민총화를 굳게 유지함으로써 철통같은 총력 안보태세를 갖추어 나가도록 강조하는 바이다.
국력을 대양하기 위한 우리들의 피와 땀을 더 많이 요구하게 된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다 같이 자기의 맡은바 직분에 최선을 다하고 어려움과 괴로움을 참고 이겨 나가면서 국민총화로 국력배양을 위해 계속 헌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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