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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국적 한국여인 중공서 가족재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로스엔젤레스=김건진특파원】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이득애 여인(57)이 중공에 사는 가족과 28년만에 감격의 재회를 하고 지난10일 돌아왔다.
4년 전 캐나다국적을 취득한 이 여인은 캐나다의 중공대사관으로부터 입국비자를 발급받아 지난5월2일 출발하여 북경경유 길림성 화전현 화전진 승리부락에 사는 어머니 김신옥씨(76)와 오빠 득관(60), 동생 득인씨(53) 가족을 만났다.
이 여인의 말에 따르면 어머니와 오빠가족이 사는 승리마을은 한국인이 모여 사는 「조선족」마을로 2백여 가구가 집단농장에서 일하고 있다. 이 여인은 북경에서 여객기와 기차편으로 장춘에 도착, 길림까지 열차여행을 한 뒤 다시 버스편으로 승리부락에서 동생과 오빠의 영접을 받았다. 어머니는 병약해 마중 나오지 못했다는 오빠의 말이었다.
마을 어귀에 마중 나왔던 어머니는 이씨와 부여잡고 한동안 흐느끼며 『어떻게 왔느냐, 생전 못볼 줄 알았는데…』하고 어머니가 말끝을 맺지 못한 채 손을 붙잡고 울기만 했다.
이씨는 30일 동안 어머니와 함께 승리마을에 머물렀는데 가정생활은 한국풍습이 그대로 남아있었다고 전했다. 이씨는 『조선족은 조선족』끼리라는 불문율이 있어 결혼도 한국인끼리 하고 생활도 집단적으로 하고있다고 말했다. 음식도 김치·국 등 한국식이었으나 중국풍이 가미돼 기름기가 좀 많은 편이었다고 말했다.
어머니의 옷차림은 인민복차림으로 수수한 편이었으며 이 여인은 어머니에게 옷감 한 벌을 선물하고 돌아왔다. 이 여사는 자기가 일부러 수수한 옷차림으로 갔었는데도 마을사람들이 신기하다는 듯 쫓아다녀 약간 난처했다고 말했다. <수기 3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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