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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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스포츠를 주제로 다룬 영화들이 많이 있지만 그 가운데서 복싱영화만큼이나 아기자기한 재미를 주는 영화도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복싱이 개인경기로서는 가장 극적일 수 있는 스포츠이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복싱영화라고 해서 무조건 복싱 그 자체나 혹은 극적인 요소에만 집착하다보면 실패하기 쉽다.
그 양자의 적절한 조화로 성공을 거둔 영화가운데 폴·뉴먼 주연의 『상처뿐인 영광』, 제임즈·얼·존즈 주연의 『복서』따위를 들 수 있다. 김기수의 성공담을 그린영화가 국내에서 제작됐으나 실패했다. 이번주 TV영화로 소개되는 『불패의 철권』도 복싱의 묘미와 극적인 전개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복싱영화의 최우수작이다. TBC의 『라인의 감시』(Watch on The Rhine), KBS의 『불패의 철권』(Body and Sou1), MBC의 『용서받지 못할 자』(The Unforgiven)가 이번 주의 주말 TV영화. <★표는 미 밴텀사 판 『TV영화의 평점』>

<지하운동가와 나치의 대결>
『라인의 감시』(★★★★·TBC 14일 밤10시30분)는 43년 미 워너·브러더즈사 작품으로 허먼·샤믈린 감독. 폴·루카스, 베티·데이비스가 주연한 감동적인 명화. 종전이전의 반나치 감정이 저변에 깔려있으나 휴머니스틱한 점이 강조되어 오히려 사상적인 선입견은 들지 않는다.
주인공인 지하운동가와 나치의 밀정과의 대결이 인상적. 베티·데이비스는 원래 글래머·스타로 이름나있는 여우지만 이 영화에서는 여성내면의 본질적 매력을 가득 풍긴다.

<가필드 주연의 복싱영화>
『불패의 철권』(★★★★·KBS 15일 밤10시)은47년 미 NTA사 작품으로 로버트·로센 감독, 존 가필드, 릴리·팔머, 하젤·브룩스 주연의 복싱영화. 빈민가 출신으로 챔피언의 자리에까지 오른 복서가 주위의 유혹으로 방탕한 생활로 소일하다가 타이틀을 뺏길 처지에 이른다는 실제 복싱계에서도 흔히 있을 수 있는 이야기.
주인공 찰리역의 가필드는 실제복서를 방불케 하는 명연으로 최우수 복싱영화로 끌어올렸다.

<백인가족과 인디언의 분쟁>
『용서받지 못할 자』(★★★·MBC 14일 밤10시30분)는 60년 미 유나이티드·아티스트사 작품으로 거장 존·휴스턴 감독, 버트·랭커스터, 오드리·헵번, 오디·머피, 존·색슨 등 호화캐스트의 웨스턴. 알랑·로메이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인데 여우 리타·헤이워즈의 남편이었던 제임즈·힐이 제작, 멕시코의 황야에서 현지 촬영했다.
대개의 서부극이 그렇듯이 백인일가족과 인디언의 분쟁이 주제인데 싸움의 원인은 인디언 혼혈아인 소녀를 백인이 데려다 키우고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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