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구미군 30만 유지|나토 정상회담 폐막 바 군 군사력증강 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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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브뤼셀30일 AP·로이터합동】「포드」미대통령을 포함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지도자들은 30일 이곳에서 「나토」동맹국들이 그들의 약속을 다져 「나토」본래의 창설목적인 회원국의 독립과 안전을 유지하고 영구적인 평화를 이룩하는 과업에 박차를 가할 것임을 재확인하는 6백 단어의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2일간의 「나토」정상회담을 폐막했다.
「인도차이나」사태와 「포르투갈」의 좌경화, 「키프로스」분쟁으로 인한 「터키」·「그리스」간의 관계 악화 등 창설26년만에 최악의 위기 속에 열렸던 15개국 「나토」정상회담은 소련 동맹국이 방위상의 필요를 넘어 군사력을 증강시키고 있음을 경고하고 침략을 분쇄하기 위한 「나토」방위력의 적절한 유지가 동서화해와 평화의 필수요건이라는데 합의했다.
「나토」정상회담은 관심의 초점인 「포르투갈」좌경화 방지와 「키프로스」분쟁 해결에 아무런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았으며 「스페인」과 「나토」와의 협조강화문제에도 언급하지 않아 「포드」미대통령의 대 「스페인」관계 강화 호소가 실패했음을 나타냈다.
한편 「포드」대통령은 회담 폐막에 있어 비밀회담에서 미국의 「나토」방위공약을 거듭 확인하고 30만 명의 주구미군을 유지할 것을 약속했으며 「장·소바냐르그」 「프랑스」외상과 「알드·모로」 「이탈리아」수상은 「포드」대통령의 공약 재확인을 『「나토」안보의 보루』라고 환영했다.

<해설>단결 과시하는 정도의 상징적 회의로 일관
NATO정상회담은 시간표대로 진행되고 끝났다. 당초 회의참가국들이 기대했던 대로 예정된 「코스」에서 벗어나지 않고 북대서양동맹의 단결을 과시하는 상징적 회의로 끝났다는 얘기다. 「유럽」국가들로서는 인지·중동주변에서 맴돌다가 「유럽」으로의 복귀를 강조한 미국의 다짐에 안도할 수 있었고 미국으로서도「유럽」의 불신을 덜 수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NATO체제의 약점이 되고있는 「그리스」 「터키」 「포르투갈」문제는 어차피 정상회담에서 일거에 해결하려던 것도 아니었고 그럴 가능성도 없었던 것이므로 당사국지도자들과 직접 의견을 나누는 정도로 만족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동맹의 강화라는 원칙에 있어 각국의 의견은 일치하지만 그 방법에서 엇갈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상회담의 결산인 공동성명에서 이러한 견해차이가 드러나고 있다고 외신은 분석하고있다.
이번 공동성명의 내용이 NATO회담 사상 가장 짤막한 6백 단어로 압축된 점과 부드럽고 추상적인 용어가 전례 없이 많이 사용된 점이 회원국들 사이에 몇 가지 이견이 있었다는 사실을 반증한다는 견해다.
실제로 「포르투갈」의 좌경화문제에 대해 경제협조를 강화함으로써 유화하자는 북구와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서독의 이견이 뚜렷이 부각되어 이를 뒷받침하기도 했다.
관심을 끄는 것은 당사국들의 막후 개별대좌에서 서로 어느 정도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했는가 이다. 회담진행 중에 「포르투갈」정부가 반미시위를 벌였던 국내 모택동 주의자들을 제재함으로써 성의를 보인 의미가 계속 「나토」에 잔류하려는 「제스처」인지 「나토」의 강경한 제재를 무마하려는 「제스처」인지는 사태의 진전에 따라 판단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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