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통일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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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작년 이맘때 미국에 가서 얻은 신기한 경험이 1년 안에 향수 어린 추억으로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이른바 정신 통일법의 수강이었다.
몇해 전 「주간 종교」라는 신문에 이것이 간단히 소개된 것을 읽고 나는 부픈 가슴으로 그것을 오려 둔 일이 있다. 언제고 기회 있는 대로 그 강습을 받아 보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작년에 우연히 미국에 갈 길이 생겼기에 명심했던 바 그 강습을 받아 보았다.
「실바」라는 「멕시코」 사람에 의해서 창설된 방법이기 때문에 「실바 정신 통일법」이라는 이름으로 보급되고 있는데 주로 미국 안에서 성행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의 유수한 나라에도 이미 뻗어 가고 있다 한다. 본부는 「실바」씨의 거주지인 「텍사스」에 있고 지부가 주마다 있는데 본부에는 여러 사람이 채용되어 연구 및 사무를 관장하고 있지만 지부에는 뚜렷한 건물도 없이 강사들이 자기 집에서 사무를 보며 일정 기간 큰 건물의 방을 얻어 정기적으로 강습을 펴 나가고 있을 뿐이다.
강습 기간은 1주일이며 수십 명이 한자리에 모여 그 기간에 약 48시간의 훈련을 받게 돼 있다. 이것이 4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어 각자의 사정에 따라 한 부분씩 받고 쉬었다가 다시 할 수도 있고, 한꺼번에 연속하여 받을 수도 있는데 필자는 모처럼의 기회인 만큼 한꺼번에 끝까지 다 받아 보았다.
창설자의 학설에 의하면 사람의 정신 「에너지」는 시공을 초월하여 무한정하게 활용할 수 있는 법인데 우리가 그것을 개발하지 않고 살기 때문에 극히 작은 부분만을 사용하며 불편하게 사는 우를 범한다는 것이다. 정신을 통일하면 불가능이 없다면서 그 통일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다.
받고 보면 아주 간단한 방법이지만 지상을 통해서는 이론은 전달을 하되 훈련은 불가능하다.
이론은 이러하다. 사람의 뇌파는 크게 나누어 「베이타」(Beta)급·「알파」(Alpha)급· 「데이타」(Theta) 급·「델타」(Delta)급의 4단계로 나뉘어지는데 그 중 「알파」급에 도달하면 시공을 초월한 정신작용이 가장 잘되므로 훈련에 의하여 여기에 자유자재로 도달하게끔 하자는 것이다. 「알파」급의 뇌파수는 7∼14이며 여기에만 도달하면 자기암시에 의하여 각종 질병의 치료도 가능하며 우주 안의 일체의 정보를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깨어 있는 동안 오관을 활용해서 정보를 얻는 것은 「베이타」급 뇌파(14∼21)의 작용에 의한 것이다.
잠자는 동안 꿈꾸는 것은 「데이타」급 뇌파(4∼7)의 작용에 의한 것인데 「알파」급에 도달하면 자는 것도 아니요, 깬 것도 아니지만 일체의 잡념은 사라지고 정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통일되어 있는 상태다. 소위 불교에서 말하는 무념의 경지가 바로 이것이리라 짐작되고 일체 유심조의 원칙이 여기에서 실현되는 것이리라 믿는다. 도인들이 선을 통하여 도달코자 하는 경지가 바로 이것일 터인데 몇 10년이고 닦아야만 되는 줄로 여기는 이 경지에 불과 40여 시간의 훈련으로 도달시키는 것이 「실바」씨의 방법이다.
방법은 순전히 호흡 조절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실바」씨 자신도 「요가」와 가장 흡사한 방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도 한 「멕시코」인 「모레노」 신부에 의해 이것이 도입되어 이미 소개되고 있는데 신대방동의 「가톨릭」 청년 회관에서 가끔 강습이 있다. 본인은 신기한 경험을 하고 왔지만 강사 자격증이 없어 일반에게 보급시킬 만한 소양이 아직 없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주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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