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관리는 수출 신장의 지름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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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일본 동경 대학 교수이며 품질관리의 세계적 권위인 「이시까와·가요루」 박사가 한국의 품질 관리 지도를 위해 1일 하오 내한했다. 국제 품질 관리 「아카데미」(IAA) 6인 위원 중의 한사람이기도 한 「이시까와」 교수는 오는 10일까지 서울·부산과 전국 주요 공업 단지를 순회하면서 품질 관리 요령에 관해 강연할 예정이다.
▲품질 관리의 목표와 기대되는 성과는-.
세계적인 입장, 또는 일본이나 한국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 다르긴 하지만 근본적인 목표는 인간의 행복과 관련된 문제다.
작업자들이 지혜를 짜내고 자발적으로 그들의 의사에 의해서 일하고 이끌어 가도록 해서 직장 생활의 즐거움을 갖도록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로키트」 항공 회사가 작년부터 품질관리 「서클」 운동을 실시, 결근율이 크게 줄어든 것은 그 좋은 예다.
한국이나 일본처럼 천연자원이 부족한 나라들은 수출을 많이 해야 되는데 수출을 많이 하자면 품질관리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품질관리를 하지 않으면 뒤따라오는 나라들과 경쟁해서 이길 수 없는 것이다. 20여년 전 미국 「나이아가라」 폭포에 관광 갔을 때 기념품들이 대부분 일본 제품이었으나 이제는 「홍콩」이나 대만 제품이 오히려 많아졌다.
한국에서도 급여가 많이 올라 제품 「코스트」가 높아지고 있는데 품질관리로 양질의 고가품을 만들지 않고는 수출의 한계가 올 것이고 기업은 경쟁에서 뒤지고 말 것이다.
▲일본의 품질관리는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2차대전 이전만 해도 일본 상품은 값싼 비지떡이었다. 49년도부터 좋은 상품 만들기가 시작됐고 60년대에 들어와서야 무역자유화 얘기가 나왔는데 그것은 품질관리로 대외 경쟁을 시키자는 데서 시작됐다.
구미에서는 품질관리 기술자만 품질관리를 해 왔는데 일본에서는 사장에서 말단 직원까지 다 하는 방향으로 실시됐다.
동양적인 사고로는 사장이 앞장서야만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도 초기에는 관리 요원들만 했는데 그런 회사는 거의가 망했고 무역자유화를 처음 했을 때 품질관리를 하지 않은 회사들은 모두 망했다.
▲품질관리의 세계적인 추세는-.
구미에서는 품질관리 기술자들만 하고 있고 사람을 기계처럼 부리고 있기 때문에 결근율이 높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는 종신 고용제처럼 돼 있고 전원이 품질관리에 참여하고 있어 결근율이 매우 낮다.
최근 구미에서는 일본이 15년 전부터 실시해 온 품질관리 「서클」에 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품질관리에는 세계 공통의 「시스팀」이 없다. 그것은 인간의 문제가 따르기 때문이다.
각자가 그들에 맞는 품질 관리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한국의 실태를 어떻게 보는지-.
7,8년 전에 다녀가서 그 동안 많이 발전했으리라 생각된다.
현재 관·민 합동으로 품질관리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 정부에서 시켜 억지로 하는 형태가 되면 성과가 없을 것이다. 한국은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개발도상국 기업들은 정부에만 의존하는 경향을 버려야 한다.
6년 전 대만의 기업을 돌아보고 그곳 관리들에게 「정부가 기업을 과잉보호하고 있어 경영주의 노력이나 품질관리에 관심이 적다」고 지적, 무역자유화를 서서히 해서 자극을 주도록 권고한 적이 있다.
▲품질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교육이다. 첫째는 일반 교육이고 둘째는 품질 관리 교육이다.
일반 교육은 한자 사용국들의 경우 교육열이 놀기 때문에 큰 문제될 것이 없다.
품질 관리 교육은 관리자들만 할 것이 아니라 사장에서 말단 직원까지 모두 해야 한다.
사장 한 사람이 안다고 해서 전원 교육을 하지 않는다면 소규모 기업이 아닌 한 성과가 없다.
▲이번에 한국에서 할 일은-.
품질관리에는 세계 공통이 없기 때문에 품질관리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각자가 특성에 맞는 방법을 개발해 가도록 적극 권고하겠다.
▲현재 한국에서는 품질관리를 통해 생산성 10%향상·자원10%절감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실현 가능한가-.
10%정도의 절감은 마음먹기에 따라서 쉽게 해낼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오일·쇼크」이후 생 「에너지」 운동을 벌여 자발적으로 15∼20%를 절감했다.
그러나 절감 목표가 30%정도 되면 마음가짐만으로는 안되고 시설 개체 등 구조적인 변화가 있어야만 한다.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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