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사관 안에 함께 있던 교민은 150여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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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영관 주월 대사는 4일밤 7시25분 이상훈 주월 참사관과 함께 KAL기 편으로 귀국했다고 김 대사는 김포공항서 가진 기자 회견에서 미국인과 한국인 등의 비상 철수 작업이 있던 지난달 29일 주월 미국 대사관 경내에 들어와 있던 한국인 1백50여명이었다고 말했으나 자신이 철수하기에 앞서 이들 중 얼마가 탈출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김 대사는 자신과 함께 미 항공모함 「핸코크」호로부터 「필리핀」 「수빅」항의 미해군 기지에 하선한 한국인 26명 중 대사관 직원 4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전부 「괌」도로 옮겨졌다고 말했다.
김 대사가 공항에서 발표한 자신 및 교민 철수 경위는 다음과 같다.
『지난 4월 29일 상오10시가 조금 지나 주월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즉시 철수 행동을 개시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이 연락을 받고 우리 대사관의 전 공관원과 관저에 와 있던 교민은 상오11시15분쯤 미 대사관으로 향했다고 미 대사관에서는 「헬리콥터」가 옥상과 정원 2군데로 나눠 사람들을 날랐다.
본인은 미 대사관 3층에 안내되었다. 본인은 미국 대사와 공사에게 대사관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 우리 교민들을 들여보내 주도록 교섭해 1백50여명이 안으로 들어왔다.
본인은 하오6시25분 「이란」 대사 ICCS(휴전 감시 위원회) 「멤버」들과 함께 한 「헬리콥터」 편으로 「핸코크」호에 도착했다. 이 때가 l시간이 걸린 하오7시24분.
월남 사태가 얼마나 급격히 바뀌었는지는 잘 알 것이다.
우리 대사관은 이런 상황을 고려해서 미리 철수 준비를 준비했다. 특히 우리 해군 LST 2척이 도착해 4월 26일엔 「사이공」에 모여 있던 교민과 가족, 특히 많은 월남인 가족들이 철수, 이날 하오7시30분 2척 중 마지막 LST가 떠났다. 철수한 사람의 숫자는 정확히 말하지 않겠다. 미 항공모함 「핸코크」호에는 26명의 한국인이 타고 있었다. 이밖에 여러 배에 한국인이 타고 있었겠지만 연락을 취하기가 어려웠다.
「필리핀」 정부는 미군 기지를 통한 피난민의 상륙을 허가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었기 때문에 우리 교민과 월남 피난민 등 전원은 「괌」도로 데려갔다.
본인과 일행 등 4명은 우리 주비 대사관과 「필리핀」 정부의 협조를 얻어 「수빅」 해군기지에서 「마닐라」로 나올 수 있었으며 우선 우리 2명이 귀국했다.
현재 북괴와 대치하고 있는 우리 나라는 월남 사태를 중시해야 하며 힘과 총화를 이룩하지 못하면 어떤 사태가 일어날지 모른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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