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4)약이 되는 식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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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L씨는 30년 전 교육계에 종사하면서 훌륭한 업적을 많이 남긴 분으로 지금은 은퇴하여 자그마한 목장을 경영하고 있다.
60이 넘은 나이인데도 늙어 보이질 않는다. 홍안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얼굴이 화하다. 그의 하루는 너무나 정력적인 것이어서 주위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는 것.
L씨의 초청으로 그의 가정을 방문한 필자는 탄성을 지르지 않을 수 없었다. 이토록 건강한 가정이 이 세상에 또 있을 수 있을까!
올해 56세라는 부인, 또한 L씨 못지 않게 전신에서 건강과 젊음을 발산하고 있었다.
큰아들(32)·며느리·손자(3)·둘째아들(25)·세째딸(22)·막내딸(19)역시 건강하게 보였다.
출가한 첫딸과 둘째딸도 지금 모두 건강하다는 L씨의 자랑이다.
어떻게 이토록 윤기 있는 건강이 온 가정에 넘쳐흐름에 있는 것일까. L씨가 공개하는 비방은 간단하다. 해마다 늦은 봄철에 염소를 푹 고아서 온 식구가 먹는 방법이다.
L씨 부부가 젊었을 때는 그들은 물론 2남3녀 모두가 잔병을 자주 앓고 몸들이 허약해서 집안이 온통 수심으로 가득 차고 우울한 분위기였었다는 것.
그런데 집안 어른들의 권유에 따라 염소를 고아서 먹였더니 그해 여름과 겨울 지내기가 아주 수월해지는 등 당장에 눈에 띄게 효험을 봐 그 이후로 매년 5월초에는 반드시 실천했다는 L씨의 설명이다.
예부터 염소는 임부의 보약으로 가장 높이 평가받는 식품으로 유명하다. 몸의 허를 보해줌으로써 건강을 가져다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방 함량이 적은 반면 단백질과 「미너럴」(무기질)이 고농도로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염소 고기는 임부뿐만 아니라 허약체질자, 오랫동안 병고에 시달려 지쳐 있는 환자, 한참 자라나는 어린이에게 아주 좋은 식품임에 틀림없다.
염소 고기의 성가는 고단백 성분과 「칼슘」으로 발휘된다고 보는 것이 옳겠다.
단백질의 근육 섬유가 좋아 장관내에서의 소화·흡수율이 동물성 단백질 가운데 으뜸이기 때문에 염소 고기는 소화가 잘 안돼 고통을 받는 위장병 환자는 물론 허약체질자에게 안성마춤인 식품으로 평가받는다.
「칼슘」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체액의 산성화를 방지해 주는 장수 물질. 염소 고기에는 적어도 1백12㎎%나 함유돼 있다.
한편 염소 고기에 「비타민」E가 45㎎%나 들어 있는 점은 특기할 만 하다. 「토코페롤」로 일반에게 널리 알려진 「비타민」E는 세포의 노화를 방지하고 정력을 증강시켜 주는 작용을 한다.
염소 고기는 생후 12개월 이전의 어린것이 더욱 약효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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