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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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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이주열 후보자는 3일 서울 소공동 한은 별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요한 시기에 한은 총재 후보로 지명돼 개인적으로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지만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어떻게 하면 한은에 요구되는 역할을 올바로 수행해 국가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인사청문회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에 청문회 준비에 전력하겠다. 계획이나 포부는 청문회 과정에서 소상히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차기 총재가 한은 출신 중에서 나올 경우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한은의 핵심 업무인 통화신용정책 전문가인 데다 주변 신망도 좋아서다. 그는 평생을 한은에서 보낸 ‘한은맨’으로서 중앙은행 역할에 대한 이해와 자부심이 남다르다는 평이다.

 그는 1977년 한은에 입행한 뒤 조사부와 국제금융부, 외환업무부 등에서 근무했고 2007년 부총재보, 2009년엔 부총재로 승진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는 통화신용정책 담당 부총재보로 시장 안정 정책을 펼쳤다. 당시 금융통화위원회는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한 직후부터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때의 일 처리와 경험이 이번에 지명되는 데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그의 발탁 배경을 설명하면서 “한은 업무에 밝고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식견과 판단력을 갖췄다”고 소개했다.

 순조롭게 임명 절차가 진행된다면 한은 총재가 금통위 의장이 된 98년 이후 이성태(2006년 4월~2010년 3월) 총재에 이어 두 번째 내부 출신 총재가 된다.

다만 이 후보자는 전임 총재들과 달리 청문회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국회 동의를 필요로 하지는 않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도덕성에 흠집이 날 경우 임명이 무산될 수도 있다.

한은 관계자는 그가 통화정책 역량에선 특별히 지적 받을 게 없을 걸로 본다. 내부 출신인 만큼 정부가 중앙은행에 정치적 외압을 가한다는 지적도 피할 수 있다. 한은 부총재 재직 시절인 2012년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관보에 공개한 ‘고위 공직자 정기 재산 변동사항’에 따르면 이 후보자의 신고 재산은 14억3571만원이었다. 민간 출신과 달리 한은 재직 시에 공직자 재산 공개를 경험하면서 어느 정도 검증이 이뤄진 만큼 청문회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은 작다는 예상이 우세하다.

 가족은 부인 경영자(58)씨와 1남1녀. 이 후보자는 공군에서 만기 제대 했고 아들은 안과 의사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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