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먹고 절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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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아스피린」을 먹고 부작용을 일으켜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성「바오로」병원에 입원 중이던 이용자씨(42·여·서울 동대문구 청량2동 205호)집 가정부 윤덕순양(16)이 지난달 23일 국내에서 처음인「아나필락시스」면역반응으로 입원 4시간만에 숨졌다.
성「바오로」병원 내과과장 변해원 박사는 윤양의 사인이「아세칠사리칠」산에 의한「아나필락시스」라는 희귀한 면역반응으로 밝혀졌다고 밝히고 이를 학계에 보고키로 했다.
「아스피린」에 의한 부작용으로 사망하는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고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보고됐다.
윤양은 지난달 23일 하오 7시쯤 두통과 고열이 나 독감인줄 알고 이웃 홍릉 약방에서「아스피린」2알을 사다 먹은 뒤 한시간쯤 지나자 몹시 어지럽고 음식을 토하며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것.
윤양은 이어 이마 부분부터 울긋불긋한 자반이 나타나기 시작, 온몸으로 번지고 입과 항문으로 피를 쏟아 이튿날 상오 5시30분 성「바오로」병원에 입원했다가 복약 14시간만인 24일 상오 9시쯤 숨졌다는 것.
-「아나필락시스」반응이란.
특수체질의 소유자가 특이한 물질에 대해 일으키는 일종의 극단적인 면역반응으로 인체의 혈관이 급속히 약해져 온몸에서 출혈현상을 빚는다는 것.
이 증세는「페니실린·쇼크」와 유사하지만 더욱 증세가 심하다. 이 증세를 일으키는 내장·혈관·기관지·피부·점막 등에서 일시에 출혈현상이 있고 특이한 치료방법이 없다.
변 박사는 위궤양·십이장궤양·간장·신장 등과 혈액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은 특히「아스피린」복용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3년에 2명 꼴로 이 반응이 나타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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