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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안 없어진 매연차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17일 경제각의는 자동차 배기개스로 인한 도시대기오염의 방지를 촉진하기 위해 공해방지법상의 「오염물 배출시설」에 자동차를 추가키로 의결했다.
『달리는 굴뚝』이라는 지탄을 받을 만큼 시꺼먼 매연을 내 뿜으면서 시내를 마구 질주하고 있는 각종 차량의 횡포를 매일처럼 쳐다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던 시민의 처지에서는 이로써 과연 어느 정도의 실효를 거둘 수 있을 건지 반신반의하고 있다.
우리 나라 대도시에서도 최근 수년 내 자주 일어나고 있는 이른바 「스모그」현상이 주로 이 같은 자동차 배기개스에 의한 대기오염의 결과임을 상기할 때, 우리는 이번에야말로 이 조치가 모든 매연차량의 일소뿐만 아니라 이 나라의 전반적인 공해방지에도 진일보를 가져오기를 다시 한번 기대해 보고자 한다.
자동차공해에서 해방되기 위한 몸부림으로서 최근에는 「뉴요크」의 「어도·데이」(지구의 날) 운동을 비롯, 세계 여러 나라에서 「자동차 없는 날」의 운동까지 전개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우리 나라 몇몇 대도시에서도 번화가의 일정지역을 자동차 통행을 금기시켜「보행자의 천국」을 실정키로 한 것도 같은 취지에서 자동차의 소음과 매연은 말할 것도 없고 배기「개스」중의 유독성분인 일산화탄소·탄화수소·질소산화물·연화합물 등은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으로 밝혀진 것은 이미 오래다.
특히 일산화탄소는 직접사망의 원인이 되며 탄화수소는 이산화질소와 반응하여 「스모그」현상을 일으키게 하는 원흉이기도 한 것이다.
교통부 발표에 의하면 서울시내의 자동차가 1년간 내뿜는 일산화탄소 등 유해개스는 무려 15만6백t이라는 놀라운 숫자인데다가 해마다 증가되는 자동차 교통량을 고려에 넣는다면 이 자동차 공해대책, 특히 배기「개스」대책이 얼마나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인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다 할 수 없다. 그러나 여기 몇 가지 우리의 제언을 첨가한다.
그것은 먼저 「공해대책의 기본은 발생원을 억제」라는 원칙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법과 행정력으로 사후에 단속·규제하여도 그 발생원을 억제하지 않고서는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여기 우리 나라 자동차공청의 발생원으로서는 당연히 자동차운수회사를 들어야 할 것이다.
영리추구에만 급급한 나머지 노후한 차·불량부품·저질유를 마구 사용한다든지 적재정량의 초과, 과다한 경쟁 등을 일삼는 운수업자에 대한 감독의 철저를 기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리고 배기「개스」중의 유해성분의 비율 역시 동일「엔진」의 경우에도 운전상황에 따라 달라지므로 운전사들에 대한 계몽·지도가 뒤따라야 한다.
다음은 자동차의 배기「개스」는 자동차의 장치·성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당면해서는 배기「개스」정화장치의 부착의무를 철저히 감독해야 할 것이며 나아가 저공해 자동차의 개발과 유질개량 등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또 과부하해소를 위한 수도권교통신호체제, 도로조건개선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교통체계를 재검토·재정비하여야 하고 도시의 인구집중방지책을 보다 철저히 수행하는 등 종합적인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시민자신들도 매연차량의 어김없는 고발 등 자동차공해를 추방하기 위한 시민운동에 모두가 앞장을 서야 할 것이다.
「하나밖에 없는 한국」, 「하나밖에 없는 서울」을 자동차 공기에서 지키는 일은 우리 모두에게 부과된 과제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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