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장이 된 지하철 환기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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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하철 안의 공해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지하철 환기통의 대부분이 설계잘못과 시민들의 공중도덕심 부족으로 쓰레기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서울역∼청량리간 9.5㎞의 연도변 1백여개 환기통은「버스」정류장이나「로터리「에 설치되어 있는 데다 시민들은 몇 걸음만 걸으면 닿을 수 있는 쓰레기통을 외면한 채 이곳에 담배꽁초·휴지 등을 마구 버리고있다.
이 때문에 신선한 공기를 주입해야 할 이 환기통은 거리의 먼지와 자동차 배기「개스」등 오염공기를 넣어주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이 환기통에는 주의판이나 칸막이 등이 없어 행인들이 침을 뱉거나 야간에 소변을 보기까지 하고있다.
설계자체의 잘못이거나 지하철 공사후 행정적인 소홀로 지적되는 경우는 환기통이 ▲「버스」정류장이나「버스」정류장부근에 설치된 곳 ▲인도 변의 건널목에 설치된 곳 ▲「로터리」차도에 설치된 곳 등 3가지 유형. 종로 2 ,3 ,4가 등과 종로2가「파고다」 공원앞 등 첫 번째 경우로「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이 쓰레기를 발 밑으로 무심히 버리면 자연 환기통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으며 종로2가「파고다·아케이드」앞 등은 행인들이 환기통을 밟고 그 위로 횡단보도를 건너도록 되어 있어 이 역시 신호등을 기다리는 많은 시민들이 이곳에 담배꽁초 등 오물을 버리게 되어있다.
3번째의 경우는 동대문구 용두2동 130의 10앞「로터리」등으로 환기통이 안암동으로 향하는 차도 가운데에「맨홀」처럼 설치되어있어 차도의 먼지 및 수없이 지나다니는 차량의 배기「개스」가 그대로 흡수되게 되어있다.
환기통에 휴지가 많이 쌓여 더러운 공기가 들어가고 또 공기소통 자체에도 지장을 초래하자 청량리 지하철 사무소는 지난달 18일 하오 인부를 동원 청량리 정류소부근 4곳의 환기통의 쓰레기를 말끔히 치워버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환기통은 행인이 적은 한적한 곳에 설치했어야 했을 것이라고 말하고 기왕 이렇게 된 바에야 ▲「버스」정류장·건널목을 환기통에서 떨어진 곳으로 옮기고 ▲환기통부근에 키 작은 나무를 심거나 주위에 담을 쌓아 휴지, 먼지가 들어가지 앓도록 사후 행정적인 조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남대문·덕수궁앞 환기통의 경우 환기통 주위에 약1m 가량의 담을 쌓고 주위에 나무를 심어 도시미관상 보기에도 좋도록 했다.
동대문구 신설동「로터리」부근 등 7∼8곳은 50㎝∼2m의 담을 쌓아 가능한 한 환기통의 오염물 투입을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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