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진흥원 지원금 2개월째 중단|문학지들 고료 달려 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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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문예진흥원에 의해 작년 3월부터 지급 돼 오던 문학지 원고료 지원금이 지난 1월까지 지급된 후 2개월이 넘도록 중단 돼 각종 문학지들은 다시 지원 받기 이전의 원고료 (2백자 원고지 1장 당 1백원∼3백원)를 지급하고 있다.
「현대 문학」「월간 문학」「문학 사상」「한국 문학」 등 4개 종합 문학지에 각 월 50만원,「현대 시학」「시 문학」 「심상」 등 3개 시 전문지와 「수필 문학」에 각 월 10만원씩, 「창작과 비평」「문학과 지성」 「아동 문학」 등 3개 계간지에 3개월마다 각 20만원씩 지급됐던 원고료 지원금이 갑자기 중단되고 있는 까닭은 문예진흥원이 새로 구성한 「원고료 지원 심사 위원회」(7명)에 대해 문화 공보부가 승인을 미루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새로 구성되는 「원고료 지원 심사 위원회」가 하는 일은 지원 대상 문학지를 선정하고 매월 지급되는 지원 금액의 집행 상황과 사용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예진흥원이 의도한 바 이 위원회는 자율적인 심의 제도로서 이러한 자율적인 모임까지 행정 당국의 승인을 얻어야 하느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또 설혹 그러한 절차가 꼭 필요하다 하더라도 문예진흥원이 미리 구성을 서둘러 고료 지원에 있어서 그 같은 「블랭크」는 생기지 않도록 했어야 했다는 것이 일반적 여론이다.
문학지에 작품을 발표하고 작년 3월 이전의 적은 고료를 받은 문인들은 『그렇지 않아도 원고료를 받기 위해 몇번씩 잡지사를 찾았었는데 이젠 원고료를 찾아가라는 연락이 올 때까지 무한정 기다려야할 처지가 됐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잡지사 측은 『그렇지 않아도 원고 얻기가 힘드는데 언제 나올지 모르는 고료 지원금을 믿고 무작정 청탁만 할 수도 없는 게 아니냐』면서 『몇몇 문인들은 마치 우리가 고료 지원금을 받았으면서도 급한 대로 전용한 것으로 오해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신인 발굴과 작품 발표의 광장을 확충하기 위해』 『문학지를 육성하고 최저 고료제 실시를 확립하기 위해』 마련된 문예진흥원의 원고료 지원 사업이 사소한 행정상의 문제로 2개월이 넘도록 시행되지 않고 있음은 근본적으로 검토돼야 할 일이라고 문인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문예진흥원은 『4월초면 밀린 2개월 분을 한꺼번에 지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특히 월 10만원씩 지급되던 「현대 시학」「시문학」 「심상」 「수필 문학」 등 4개지에 대해서는 5만원씩 인상, 15만원씩 지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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