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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자의 막연한 희망 유리 동물원|고분 발굴을 둘러싼 암투 왕가의 계곡|갈런드의 매력이 전편에 스타 탄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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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좋은 영화가 나오기 위해서는 우수한 연출, 우수한 연기 등 여러가지 조건이 필요하지만 그 영화의 바탕을 이루는 시나리오가 우수해야 한다는 것도 절대적인 필수조건 가운데 하나다. 시나리오라면 보통 오리지널·시나리오와 각색 시나리오로 나눌 수 있는데 영화인들이 오리지널·시나리오보다 각색 시나리오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까닭은 각색 시나리오의 원작이-그것이 소설이든 희곡이든- 대개 이미 우수성을 인정받은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색 시나리오의 원작이 아무리 우수하다 하더라도 그것이 곧 영화의 우수성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원작의 문학적 향기를 시나리오로 얼마나 잘 재현시킬 수 있냐가 문제가 되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로는 문학과 영화가 너무 많은 차이를 지니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최근 우리나라 영화계에서 보이고 있는 문제작품 일변도의 경향은 심각하게 고려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이번 주에 방영되는 테네시·월리엄즈 원작 희곡의 영화 『유리동물원』은 문학작품의 영재화로 커다란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주말의 TV영화는 TBC가『유리동물원』(The Gass Menager-ie)을, KBS가『왕가의 계곡』(Valley Of The Kings)을, 그리고 MBC가 지난주에 이어『스타 탄생』(A Star is Born)의 제2부를 각각 방영한다. (★표는 미 밴텀사 판『TV영화』의 평점)


『유리동물원』(★★★★·TBC 22일 밤 10시30분)은 50년도에 제작된 작품으로 어빙· 래퍼가 감독, 커크·더글러스 제인·와이머니 아더·케네디 게르투르드·로렌스가 주연한다. 원작자 데네시·윌리엄즈의 많은 희곡작품들이 영화화됐으나 비비안·리 말튼·브란드 주연의『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51년 작품·★★★★)와 함께 가장 성공을 거둔 작품으로 손꼽히는 영화다.
가난한 사람들이 모 여사는 너절한 뒷골목이 주 무대인데 주제는 가난한 사람들이 끈질기게 기다리는 막연한 희망이다. 커크·더글러스는 이 영화에서 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역할을 훌륭하게 해낸다.
대학시절 3년 동안 아마추어·레슬링 선수권을 보유했고『챔피언』『OK목장의 결투』 등에서 야생적인 연기를 보였던 커크·더글러스와는 다른 이미지가 부각되는 것이다. 거크·더글러스를 비롯한 4명의 주연이 보인 완벽한·연기의 조화는 이 영화를 최우수 영화의 자리에 올려놓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왕가의 계곡』(★★½·KBS 23일 밤 9시 50분)은 54년도 작품으로 로버트·피르스가 감독, 로버트·테일러 앨레노·파커 카를로스·톰슨이. 주연하는 모험 물이다.
무대는 이집트 고고학자였던 부친의 유지를 받들어 앤은 마크의 협조를 얻어 이집트에서 고분발굴에 열을 올리는데 그녀의 남편은 유물을 훔쳐 영국에 팔 목적으로 이들의 작업을 방해한다. 마침내 마크와 앤의 남편이 대결, 마크가 승리한다는 권선징악적 줄거리.『애수』등 여러 편의 영화에서 보였던 로버트·테일러의 중후한 연기에 비하면 평범하다 할 수 있겠으나 군데군데 드라매틱한 요소의 삽입으로 지리 하지 않게 한다.


『스타 탄생』(★★★★·MBC 22일 밤 10시30분) 제2부는 노먼(제임즈·메이슨)이 극한적인 절망 속에서 자살하는 장면, 눈물겨운 비키(주디·갈런드)의 재 동장 무대 등 극적인 분위기가 조지·큐커 감독의 섬세한 연출로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주디·갈런드의 깊은 매력도 후반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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