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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괴, 여러 곳에 터널 파고 있다|북괴 노동 당원·소대장, 2명 귀순 회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국방부는 74년9월5일 북괴 노동당 연락부 제7부 산하 개성지구 제53 연락소 안내원이었던 김부성씨 (35·개성시 송악동 23반)와 지난 5일 북괴군 제5집단 예하 제12사단 30연대 1대대 3중대 2소대장이었던 유대윤 소위 (29·강원도 평강군 전승리 22반)가 비무장지대의 사선을 넘어 귀순해 왔다고 발표, 21일 상오 이들은 육군 회관에서 기자 회견을 가졌다. 회견에서 이들은 최근에 발견된 제2의 「터널」 이외에도 판문점서 남방 4㎞에 제3의 「터널」을 파는 등 여러개의 「터널」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이 작업은 71년9월25일부터 김일성의 지령에 따라 시작됐다고 말했다. <회견 상보 7면에>
김씨는 『판문점 서남쪽의 땅굴은 전면전에 대비, 대량 병력을 투입시켜 사흘 안에 남한의 주요 지역을 점령할 수 있고 「게릴라」 부대 등 특수 병력을 투입할 목적으로 판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씨는 땅굴은 출구가 남방 한계선 쪽으로 5개나 있고, 평소에는 1∼2개만 쓰며 결정적인 시기에는 모두 한꺼번에 쓸 수 있도록 돼 있다고 말해 땅굴은 남쪽으로 여러 갈래 잘라져 내려오게 파여져 있음을 폭로했다.
김씨는 또 『매일 밤낮으로 1백여명이 동원되어 작업했고, 폭발물은 주로 TNT를 사용, 발파 작업은 내부와 외부에서 동시에 함으로써 지하 작업을 위장하는 방법을 썼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74년11월15일 고랑포의 땅굴이 「유엔」군에 발견된 이후 땅굴 공사는 땅속 깊이 파 들어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편 유 소위는 평강 쪽 북괴군 12사단 지역에도 땅굴이 있는데 이 굴 역시 입구는 하나이나 남쪽 출구는 여러 갈래로 나누어져 있고 72년3월에 착공, 거의 완공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유 소위는 이어 이 땅굴 작업을 독려하기 위해 지난 2월9일에는 유장식 등 북괴 고위 간부들이 시찰했고 땅굴은 동·중·서부 전선의 모든 북괴군 군단별로 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부성씨는 귀순하기 전 남침용 지하 「터널」 공사장에서 착암기 기사로 직접 참여했고 유대윤 소위는 귀순하기 전 평강 지역 북괴군 소대장으로 근무할 당시 최근에 발견된 제2 지하 「터널」을 직접 목격했다고 말해 걸핏하면 「터널」이 남한의 조작이라고 생떼를 써 온 북괴의 종래 주장을 뒤엎었다.
이들은 모두 전방 근무 중 남한 방송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들이 자유롭고 인간답게 살고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북괴 체제에 대해 회의를 갖기 시작, 귀순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74년7월 사소한 실수로 모함을 받아 반 김일성, 반 유일 사상 분자로 몰려 당 중앙에 기소되어 숙청을 면치 못할 위기에 처하게 됐고, 유씨는 북괴의 전쟁 준비 과정에서 성적이 불량하고 비무장 지대를 무단 출입했다는 등 이유로 사고 우려 자로 지목되어 신변의 위험을 느끼게 됐기 때문에 귀순을 결심한 것이라고 말했다.
판문점 지역으로 귀순한 김부성씨는 40년1월1일 함북 온성에서 출생, 온성 중학을 졸업한 후 북괴군에 입대, 62년9월까지 인민 무력부 직속 제25 고사포 연대 3중대 경찰 분대장으로 복무했었다.
그후 67년 중앙당에 소환돼 공작원 교육을 받고 68년8월부터 귀순할 때까지 개성지구 53 연락소에 근무하면서 남파 간첩의 호송 안내원으로 종사했고 72년10월부터 74년5월까지 3차에 걸쳐 약 8개월 동안 남침용 지하 갱도 공사 현장에서 「콤프레서」 조작원으로 참여, 공로 「메달」 및 명예 훈장 등을 타기도 했다.
금화 지역으로 휴전선을 넘어 귀순한 유대윤씨는 46년7월23일 평북 강계에서 출생, 성강 중학을 졸업하고 64년3월 북괴군 전사로 입대한 후 줄곧 전방 부대인 제5집단군 12사단에 복무하면서 70년1월 소위로 임관, 귀순할 때까지 평강 지역에 근무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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