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이명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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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 추운 살에서
한 생애의 들풀 냄새가 난다.
불을 붙이면
천공에 펄럭이는 살결
아픈 잠 속으로 흘러오는 생피 냄새.
춥고 추운 살은
일만 겹의 잠에 갇혀 있고
보이지 않는 살이
보이는 살을 떠나오는 눈물
불을 붙이면
이 추운 살에서
가장 정직한 눈물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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