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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백만「달러」규모의「동아시아 계획」|미「하버드」대학서 활기 띨「한국연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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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워싱턴=김영희 특파원】「하버드」대학의 한국연구를 대폭 강화하는 4백만「달러」규모의 큰 계획 하나가 구체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흥미롭게도 이 계획에는 한국 국내정치에 적극 간섭하는 학자와 그런 일에 반감을 갖는 학자들과의 반목, 그리고 동「아시아」연구의 실권을 장악하려는「학내정치」등 이 복잡하게 뒤얽혀 있다.
문제의 계획은「백베이·오리엔트」라는 이름의 회사를 차려 한국에 투자하고 있는「토머스·제퍼슨·쿨리지」씨를 의원장으로 하는『「하버드」동「아시아」계획』이 주도하고 한국무역협회가 1백만 달러의 기금을 구두로 약속하고 쿨리지 씨가 주로 한국에 진출한 미국기업들한테서 2백80만 달러를 모금 도합 3백80만「달러」로「하버드」대에 한국의 경제사회문화를 맡는 교수자리를 두 개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계획을 둘러싼「하버드」대학 안의 관심은 한국의 무역협회가 제공하는 1백만 달러를 받아야 할 것인가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에서 1백만 달러의 거금을 기부하여 이런 계획을 세우는데는 두 가지 중요한 목적이 있다. 그 첫째 목적은 제 4차5개년 계획의 소득재분배, 사회개발 분야에 미국학자의 자문이 필요하고 그 계획을 가능케 하는 외자가 나올 세계은행 같은 국제금융기구의 간부 중에 하버드 경제학자들과 친한 전직 하버드 교수들이 많다는데 착안, 그들을 참여시키자는 것이다.
한 정통한 경제학자는 4차 경제계획 같은데 필요한 두뇌는「하버드」주변에 몰려 있고, 한동안「하버드」에 몸담았던 사람들이 세계은행의 차관결정에 큰 영향을 행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브라질」과「콜롬비아」의 경제개발계획에「하버드」학자들이 집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사실을 지적했다.
다른 하나의 목적은 지금 한국정부 규탄에 선봉을 서고 있는「하버드」의「라이샤워」와 「코언」같은 사람들에 대한 대항세력을 형성하여「하버드」를 비롯한 미국학계의 분위기를 친 한국으로 돌리자는 것이다.
「하버드」의 동「아시아」연구는「존·페어뱅크」교수를 위원장,「라이샤워」교수를 부위원장으로 하는『동「아시아」연구회』라는 운영위원회 밑에 있는『동「아시아」연구「센터」가 사실상 독점적으로 주관하다시피 해 왔는데「페어뱅크」는 76년 중에 퇴직한다.
그렇게 되면 위원장 자리가 자동적으로「라이샤워」에게로 돌아갈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라이샤워」는 일본과 지나치게 밀착되어 있고, 그것이 중국 및 한국을 연구하는 사람들, 그리고 순수한「아카데미」측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설상가상으로「라이샤워」는 최근 중풍으로 쓰러졌다가 지금은 일단 회복됐지만 건강이 문제가 되고 있으며 게다가 64세의 노령이라 위원장 자리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1년 안에 퇴직하는 사람이 아닌 인물을 선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한국문제에 관해 발언을 많이 하는「제름·코어」교수는 법과대학 소속이라 이번의 동「아시아」연구「센터」족의 복잡한 사정에는 직접 관련이 없다.
한편 내년 퇴직하는「페어뱅크」는「라이샤워」와「코어」처럼 남의 나라 내정에 깊이 간섭하는 학자들의 태도를 크게 못마땅하게 생각하며「하버드」대 출신인 한국인사들이 한국학 연구계획을 적극 찬성하고 나섬으로써「라이샤워」와는 거리가 생겼다.
「페어뱅크」는「라이샤워」「코언」같은 과잉 참여교수들의 처사에 불만이 크다.
그래서 그는 최근 다른 많은 대학총장들과 함께「키신저」를 만난 자리에서「하버드」교수들의 남의 나라 내정간섭에 대해서 불평을 했고「키신저」가 이에 동조하는 입장을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하버드」동「아시아」계획』이 성사되면 한국의 제4차 경제개발계획에 많은 학자들의 자문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하버드」대학 연경학회의 한국도서가 지금 3만여 권에서 훨씬 늘어나고 교수자리 두개를 설치하고 남는 1백80만「달러」로는 지금 한국연구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외국학생들과 소장학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한국에서도 교환교수와 학생이 많이올 수 있을 것으로 소식통은 말했다.
1백만「달러」를 내는 한국은 그 돈은 한국연구 이외의 문제에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고 있다.
그 돈이 어떠한 형태로 사용될지, 어떤 기구 밑으로 들어갈지 아직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아마도 동아연구위원회 및 동아연구소와 제휴할 것 같다.
이 계획을 추진하는「쿨리지」씨는「토머스·제퍼슨」과「켈빈·쿨리지」의 후손으로 한국에서 군복무를 하다가 그만 한국을 사랑하게 됐다는 사람이다. 그는「보스턴」에 본사를 둔「백베이·오리엔트」회사를 통해서 투자를 하고 있고 한국에 고려견직 같은 수출품제조업체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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