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의 외환위기-대외무역의 계약불이행·계약취소·연체 등 속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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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동경=박동순특파원】북괴는 최근들어 대외무역에서 계약 불이행·계약취소·대전결제지연 등을 빈번히 자행함으로써 「오일·쇼크」로 인해 북괴경제가 심한 타격을 받고 있으며 특히 외환수지가 심각한 위기에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북괴의 외환위기는 원유가 상승으로 수입이 증대한데 주로 기인되며 이로 인해 중화학공업의 건설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괴는 경제계수를 철저한 비밀에 붙이기 때문에 정확한 경제실태를 파악하기는 곤란하나 최근의 외지·일본관계기관 자료 등을 통해 분석하면 북괴경제의 실태를 대강 짐작할 수 있다.
최근 북괴의 대외거래에서 외환곤란 등을 나타내는 몇 가지 사례는 다음과 같다.
▲북괴는 「핀란드」의 「에멕스」등 6개 사로부터 3천6백만 「달러」상당의 제지 「플랜트」를 도입했는데 지불대전의 20%만 지불하고 나머지는 미 불이어서 「핀란드」측은 대표를 북괴에 파견, 대전지불을 독촉하고 있다. 제지 「풀랜트」건설도 북괴가 입지선정지연·준비부족 등으로 공기가 1년 이상 늦어지고 있다.
▲북괴는 「오스트리아」로부터 「암모니아·플랜트트」를 연불로 수입했으나 수입대전을 계약대로 지불 않고 있다. 「오스트리아」측은 북괴 통상대표부 측에 대금지불을 여러 번 독촉했으나 아직 반응이 없다.
▲북괴가 「유럽」으로부터 가져간 외화 차입은 「프랑스」은행의 1억5천만불을 비롯, 약3억불에 달하는데 이의 상환연체금이 8천만불이다. 「프랑스」의 「소시트·제네랄」은행은 대표를 북괴에 파견, 연체금을 빨리 갚도록 재촉했다. 북괴는 금년 3월까지 모두 청산하겠다고 통고했으나 최근의 외환사정으로 보아 가능성은 희박한 것 같다.
▲「스웨덴」의 각 상사들이 최근 2년간 8억「크라운」에 달하는 상품을 수출했으나 상품대전과 운임을 지불 않고 있다. 북괴는 「스웨덴」·「핀란든·「덴마크」로부터 수입한 기계대전을 결산 못해 북괴의 상품과 「바터」결제하자고 요청했으나 「스웨덴」등은 이에 난색을 보이고있다.
북괴의 상품이 「유럽」인의 기호에 맞지 않고 또 원자재 등도 품질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북괴는 74년에만도 이들 3개국에 26건 5천7백만「달러」를 지불 않고 있다. 북괴는 70년부터 74년까지 서구로부터 시설재를 포함해서 10억 달러의 외채를 도입했다.
▲북괴는 중공으로부터 원유를 사들이기 위해 일본에 수출키로 한 철광석의 일부를 중공에 전용 수출했다.
소련은 북괴에 원유를 국제시세와 같은 값으로 주고 있으나 중공은 다소 싼값으로 주고 있다.
철광석의 중공전용수출로 당초 일본에 수출키로 했던 철광석은 반 밖에 수출치 못했다.
▲북괴는 74년에 일본으로부터 6천만「달러」의 철강재를 수입키로 했으나 10%의 계약착수금조차 지불치 못했다.
일본의 7개 무역상사는 25만t의 철강제품을 북괴에 수출할 수 있는 것으로 기대했으나 작년 7월부터 북괴가 대전지불을 하지 않음으로써 선적이 중단된 형편에 있다.
▲북괴의 무역적자는 74년 중 2억5천만「달러」가 될 것으로 추계(이커노믹·파·이스턴지) 됐는데 이는 북괴의 무역규모에 비해선 큰 것이다. 북괴의 대일 무역은 74년엔 약3억「달러」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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