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표방한「대처」당수 노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영의정 사상 첫 여당수인「대처」 보수당 당수는 취임 일 성으로 『나에게 붙은 우파「레테르」에 구애받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고 중도파의「리더」이며 2차 투표에서 겨루었던 「화이틀로」에게 부 당수의 취임을 요청해 그의 강경 노선을 탈피하고 중도노선을 지향할 방침임을 비쳤다.
자수성가한 「대처」 당수는 우파적이고 반 노조 적인 강경 노선 때문에 앞으로 보수당이 국민의 지지를 더욱더 잃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당내에서 대두되었던 만큼 「대처」당수의 방향전환은 보수당의 열세만회에 계기를 마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처」당수는 또한 『사회주의 정당인 노동당과는 완전히 다른 자세를 국민에게 보이겠다』고 피력해 이제까지 「히드」영도 하에서「윌슨」노동당에 연거푸 고배를 마셨던 보수당의 체질을 쇄신하겠다는 결의를 보이고 있다. 「대처」당수는 구체적인 그의 정책목표로「영국의 전통적 가치의 회복」을 주장하고 있다.
즉 개인적으로는 국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조의 정신으로 자기의 운명에 도전, 지위나 재산을 이루고 기업은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고 또 의존도 하지 않는 자유경제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수당은 현재「윌슨」노동당 정권이 산업국유화 정책을 추진, 종래의 전기·제철·「가스」등에서 석유·주택·자동차 등 기간산업에 확대하려는 방침에 대해『사회주의의 위협』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따라서 「대처」당수의 등장은 보수당에 새로운 목표와 당의 사기를 앙양시킨다는 점에서 당내에 「대처 선풍」이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여 당수 탄생의 흥분이 가라앉은 지금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우선「대처」 당수가 말하는「전통적 가치」가 노조와 충돌할 위험성이 있다는 점이다.
즉 청교 주의에 따른 근로와 기업의 정신이 집단의 힘으로 계급의 벽을 타파한다는 노조와 상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수당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노조세력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의문이 제기 되고 있다.
두 번째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대처」당수가 국제적인 안목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예컨대 영국은 현재 구주공동(EEC)가입의 재검토를 묻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는데 「대처」당수는「히드」전 당수와 마찬가지로 EEC 가입찬성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구주제국에는 사회주의 정권이 대체로 정착해 있고 보수파가 정권을 장악하고 있는 「프랑스」「이탈리아」에서도 공산당 등 사회주의 정당의 압력으로 사회주의 정책을 중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데 유독 영국에서만 반 노조적 강경 노선을 고집하는 것은 국제적인 정치추세를 외면하는 처사라는 비판이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대처」당수는 『철학만 건전하다 해서 정권을 잡을 수는 없다』며 『경제·사회정책에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김정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