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파업 결정짓는 투표…감시에 해킹 시도까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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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계 총파업을 결정짓는 찬반투표가 21일 시작됐다. 24일 오후 5시 기준 투표율 40%를 넘어섰다. [자료사진]

3월 10일 의료계 총파업 돌입 여부를 결정하는 대한의사협회 전 회원 투표의 참여율이 40%를 돌파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해킹 시도와 군의관 투표 감시 움직임 등이 포착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의협에 따르면 24일 오후 5시 현재 6만9923명의 전체 유권자 가운데 2만9503명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 42.19%를 기록했다.

이번 투표는 21일 오전 9시에 시작됐으며 22일 오전 9시 30분 기준으로 1만2051명, 23일 오후 4시 30분 기준 2만1960명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도별 투표율은 충청남도가 58.49%로 가장 높았으며 ▲강원도 49.77% ▲전라북도 445.23% ▲경상남도 45.11% ▲부산광역시 44.66%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38.9%를 기록했다.

의협은 투표 마감시한인 28일 자정까지 과반수 투표율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투표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잡음도 들려왔다.

의협은 애초와 다르게 온라인 투표 시스템에서 투표참여 여부를 확인할 수 없도록 변경했다. 의협 노환규 회장은 “일부 병원에서 봉직의에 대한 투표불참 압박이 있고, 공보의‧군의관에 대해서도 동일한 압박이 있어 투표참여 여부를 확인하는 기능을 삭제했다”며 “맘 놓고 참여하십시오”라고 전했다.

앞서 한 군의관은 노 회장에게 군의관의 투표 참여가 부담스럽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군의관은 “군병원에서 공식적으로 투표에 참여하면 안된다는 문자, 공문 등이 내려오는 상태로 많은 군의관들이 투표를 꺼리고 있다”며 “또한 SNS도 감시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군의관 인트라넷 게시판도 폐쇄됐고, 게시판에 관련 글을 올린 사람들도 자체 징계를 했다고 한다. 제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투표를 두려워해 안타깝다”고 호소했다.

또한 24일에는 투표 시스템에 대한 해킹 시도가 있었다. 다행히 투표 결과나 데이터 보존에는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회장은 “투표결과 조작 시도를 위한 해킹 있었다고 보고됐다. 투표 시작 전에도 두 차례 의심스러운 접근이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 회장은 예상했던 일이라며 경찰에 고발할 계획임을 전했다.

한편 노 회장은 24일 세브란스병원, 중앙대병원 등 서울시내 대학병원을 돌며 의대 교수와 전공의들에게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노 회장은 “원격진료와 의료영리화 정책을 저지하고 왜곡된 건강보험제도와 잘못된 의료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하기 위한 대정부 투쟁”이라고 전제하며 “잘못된 의료제도를 개혁하고자 하는 의사들의 의지가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 반드시 증명해 보여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 24일 대학병원에서 교수들의 투표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의협 노환규 회장 [사진 김수정 기자]

또한 의대 교수를 향해 “과도한 진료의 부담을 안고 교육과 연구와 매진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계시다면, 제자인 전공의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크시다면 총파업 투표에 참여해 주십시오”라고 독려했다.

한편 이번 투표는 28일 자정에 마무리되며 3월 1일 집계가 시작된다. 과반수 이상 참여율에 과반수 이상 찬성하면 총파업 돌입이 결정된다. 앞서 의협은 총파업 시작일을 3월 3일에서 3월 10일로 연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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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아 기자 okafm@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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