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져지는「찬」·「반」|전국서 국민투표진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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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주권의 의사를 가름하는 국민투표가 참여·거부의 주장이 팽팽히 엇갈린 가운데서도 12일 아침7시부터 전국 1만6백77개 투표소에서 비교적 조용히 진행됐다. 이날 날씨는 전국적으로 갠 데다 죄고 7도의 포근한 날씨였으나 구정에 겹친 연휴 탓인지 각 투표소마다 투표자가 늘어선 모습은 여느 투표 때보다 한결 조용하고 한산한 느낌이었다.
야당의 투표거부·무효와 서명운동전개와 일부 종교단체의 인권회복을 위한 기도회 등이 벌어지는 가운데 아침부터 투표장에 나온 유권자들의 표정은 각각이었으나 대체로 질서 있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묵묵히 찬반의 의사를 던지는 한 표의 주권을 행사했다.
한편 대도시의 교외와 고속「버스·터미널」등에는 아침 일찍 투표를 마치고 나선 등산복차림의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백25살 할머니도>
▲투표소=서울종로5가 효제 국민학교에 설치된 효제 투표소에는 상오10시 현재 총유권자 1천6백33명 중 약 2백여 명이 투표하는 등 비교적 투표율이 저조했다.
서울종로구경운동 교동 국교에 마련된 종로 제28투표소에는 매일 비원에 새벽산책을 가는 이기숙씨(70·여·종로구 익선동113)가 상오6시50분쯤 파란색「파카」의 등산복 차림으로 나와 7시 정각 유의득 투표구선관위원장으로부터 용지를 받아 첫 번째 투표를 했다.
유권자중 1백25살로 최고령자인 김진화 할머니(서울 성동구성수2가1동362)도 상오10시쯤 조카 이현옥씨(37)의 부축을 받고 성수2가1동 제1투표소에 나와 투표를 하고 돌아갔다.
서울신용산중학교에 마련된 용산구 이촌1동 제2투표소에는 선관위부위원장 조찬성씨 등 투표소종사원 3명이 이날 상오7시20분이 지나도록 나오지 않아 투표는 30분이 늦은 7시30분부터 시작됐다.
이 바람에 7시전부터 투표장에 나왔던 50여명의 유권자들은 30∼40분 동안 기다려야 했고 일부는 그대로 되돌아가기도 했다.
이날 중앙선관위는 하오6시까지『투표통지표가 없더라도 주민등록증을 가진 투표인은 투표할 수 있다』고 가두방송, 투표참여를 호소했다.

<24시간비상대기>
▲중앙선관위=21일 동안의 투표준비로 부산했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상오7시 전국에서 투표가 실시되면서부터는 직원 모두가 관망상태-.
이날 상오7시 주재황 중앙선관위원장을 비롯한 선관위원 9명이 전원출근, 전국투표구선관위에서 들어올 투표절차문의와 개표과정에서 일어날 유·무효 표에 대한 최종유권해석을 내리기 위해 24시간 비상대기에 들어갔다. 선관위심장부인 2층2호 10상황실에는 11개 각 시-도 개표구선관위와 직통으로 연결된 전화 앞에는 2시간마다 집계되는 투·개표상황을 보고 받느라 모든 전화기들「올·온라인」.
이날 상오 주한「캐나다」대사관「알렉산더·스타일즈」대사와 「데이비드·롱뮬」부대사가 성북 관내의 투표소를 돌며 투표상황을 살펴보았고 호주·서독외교사절들도 이날의 투표상황을 돌아보았다.

<시-도간에 직통전화>
▲내무부=중앙선관위와는 별도로 회의실에 종합상황판과 각 시-도간 직통전화를 가설, 12일 상오9시부터 2시간마다 각 시-도로부터 투표율과 미담사례·사고현황 등을 보고 받았다.
상황실에는 김태호 지방 국 행정담당관을 비롯한 30여명의 직원들이 2교대로 철야근무태세를 갖추고 대기했다.

<터미널엔 등산행렬>
▲교외=서울청량리역과 서울 종로5가 시외「버스」「터미널」에는 도봉산·소요산 등 근교 산으로 등산가는 원색차림의 20대 남녀들이 짝을 지어 모여들었다.
종로5가 「버스」정류장에는 대학생으로 보이는 단체등산객들이 많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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