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판에「타이틀」을 건 예측불허의 대결 전|일 기원 선수권 전 내일 최종 국, 흑·백 다시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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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작년 12월25일부터 시작된 일본 기원 선수권 전 도전 5번 승부의 최종 국이 6일 상오9시부터 동경「이찌가야」에 있는 일본기원 특별대국 실에서 두어진다. 18세라는 사상 최연소기록으로 도전한 조치훈 6단과 54회라는 우승경험이 말하듯이 현대 일본기계를 주름잡아 온 55세의「사까다」선수권 자와의 대결은 바둑「팬」은 물론이고 바둑을 모르는 사람들까지도 흥분을 시킨 근래에 없는 대 승부였다.
최초 치훈이가 3연패를 당하기 쉽다는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대뜸 제1,2국을 연승, 오히려 3연승으로 선수권을 획득하느냐에 초점이 쓸렸는데 궁지에 빠질수록 강해지기로 유명한 「사까다」선수권자가 3, 4국을 연승, 2대2로 제5국을 맞이하게 되었다.
제1국을 완승한 여세로 불리했던 제2국마저 끈기로 이겨낸 치훈이지만 3국에서는 제대로 힘도 못 써 보고 완패했다.
제4국에서는 선수권을 너무 의식한 탓인지 지나친 신중으로 90수 때 제한시간인 6시간을 전부 소비했고 초읽기에 쫓기는 가운데도 흑을 맹공격, 승리를 했다고 생각한 순간 어이없는 대실 착오로 역전 당하고 말았다.
제1국에서 4국까지 제1착은 서로 우상귀 화 점에 두었는데 제5국에서도 역시 화 점에 둘 가능성이 많다. 흑·백을 다시 결정하는 제5국은 역시 흑을 쥐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이날의 운도 필요하다고 본다.
제5국에서는 치훈이가 흑·백에 관계없이 특별한 작전은 세우지 않고 당일의 기분에 맡겼고 되도록 선수권을 의식치 않고 대국할 수 있도록 신경을 쓰고 있을 뿐이다.
지난 4국을 통해 본 결과 기술적인 면은 치훈이가 위이지만 정신적인 면에서는「사까다」가 유리하기 때문에 이번 제5국의 승부를 예상키는 어렵다는 것이 일본기계의 종합적인 의견이다.
승부는 전연 알 수 없지만 어떤 길과가 되든 간에 장래에 큰 밑받침이 되어 줄 제5국이 되기 바라며 20세 전까지 명인·본인 방 획득이라는 최초의 목표에 거름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동경=조상연 4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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