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6)지진|이대성<연세대 지질학과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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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오랜만에 우리나라에 지진이 발생, 시민들이 꽤 놀랐을 줄 안다. 유리창이 흔들렸고 선반의 물건이 떨어졌을 정도였다면 지진규모는 부분적으로는 2∼3도의 세력을 지녔을 것으로 추산되나 확실한 것은 관상 대의 측정에 따라야 할 것이다. 원래 지진은 밀도가 작은 대륙의 암석지층과 밀도가 큰 바다의 암석지층에 온도차이에 의한 완만한 대륙현상으로 일어난다. 일본은 태평양과 「아시아」대륙사이에 있어 이 같은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조산대를 이루고 있어 지진이 많으나 한국은 대륙에 연해 있어 이 같은 영향을 별로 받지 않는다. 「시베리아」나 호주 등 이 같은 지각변동을 받지 않는 지대는 안전지대라 해서 순 상지라고 한다. 따라서 한국은 지진지대와 미상 지의 중간지대이긴 해도 대륙의 영향이 많아 안전 권에 들어 있다고 해도 된다. 특히 일본의 지진은 얕은 지대에서 일어나는데 비해 육지의 지진은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심발 지진이 많다.
요동반도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이번 지진도 심발 지진이어서 그 여파가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요동반도는 대륙지각과 대양지각이 합치는 지대에 위치하여 항상 지진이 일어날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곳이다. 더욱이 이곳에서의 지진은 규모와 여파가 큰 심발 지진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지진은 과거의 기록은 별로 없으나 1900년대 이후의 것으로는 충격적인 것. 그러니까 3도 이상의 것은 별로 없었던 것으로 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진에 대해 크게 당황할 것은 없으나 침착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겠다. 지진의 피해는 지각균열 등 그 자체에서 오는 것보다는 건물붕괴와 이에 따른 화재 등으로 일어나는 까닭에 우선 화기주의를 한 다음 큰 건물에서 대피해야 한다.
전기나「가스」불 등을 모두 끈 다음 집에 있지 말고 넓은 장소로 옮기는 게 바람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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