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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3000여명 석·박사 사태에|하늘의 별 따기…「대학 전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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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학 전임교수 자리 얻기가 이른바「하늘의 별 따기」다. 매년 전국80개 대학원에서 3천명 가량의 석사·박사가 쏟아져 나오지만 98개 대학에서 전임강사이상의 교수신규채용은 5백 명(74년도 5백43명)안팎. 그나마 지연·혈연·학벌 등 이 크게 작용, 국내의 각 대학원을 졸업하고 다년간 연구경력을 쌓은 국내박사 및 외제박사자격자가 대부분으로 대학원졸업 1, 2년 후에 신규 채용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는 교수정원이 거의 고정돼 있는 데다 빈자리가 나더라도 국·공립대학과 일부 사립명문대학에서는 교수의 질을 높인다는 명분을 내세워 대학원 졸업생을 금방 채용하는 예가 거의 없고 나머지 대부분의 사립대학에서는 인건비를 줄일 목적으로 시간강사를 대량 채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교부 통계에 따르면 전국 43개 일반대학원과 37개 복수대학원에서 지난해엔 석사 2천6백5명과 박사 2백21명 등 2천9백40명이 나왔고 올해엔 약3천명의 석사·박사가 배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중 교원으로 취업한 숫자는 지난해에 9백19명, 올해엔 1천명 정도로 추산되지만 서울의 명문대학원을 나온 일부만이 지방대학의 전임강사 이상 교수로 들어갈 뿐 대부분이 중-고교 교사로 밀려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의 경우 지난해 전임강사 14명과 조교수 12명 등 26명을 신규 채용했으나 모두가 국내·외의 대학원을 졸업, 수년간 연구업적을 쌓은 사람들로 지난해 졸업생 2백39명 가운데서는 단 1명도 신규 채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세대의경우 지난해 석사 1백22명과 박사 38명이 나왔으나 이들 중 박사 15명만이 신규 채용됐으며 그나마 의학계가 대부분이다.
고려대 등 나머지 사립명문대의 경우도 박사학위 취득자 가운데서 극소수가 신규 채용되고 있을 뿐 석사학위 정도로는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실정이다.
이들 일부명문대학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립대학들은 전임교수 1명의 봉급으로 시간강사 10명의 강의 료를 줄 수 있는 점 등을 고려, 빈자리가 날 경우 시간강사를 채용하고 있어 교수자리 얻기란 더욱 어렵다.
문교부가 최근 집계한 교수현황을 보면 전국 98개 대학이 확보한 교수는 전임교수(전임강사·조교수·부교수·교수) 8천9백90명과 시간강사 8백43명 등 1만7천33명으로 정원 1만5천8백11명을 훨씬 웃돌고 있지만 시간강사 3명을 전임교수 1명으로 환산(문교부의 교수확보기준)한다면 교수확보율은 사실상 73.8%밖에 안 된다.
국립대학은 교수확보율이 1백%에 이르고 있으나 사립대학들은 정원 1만1천7백91명에 전임교수는 5천3백86명인데 비해 시간강사가 무려 6천7백55명이나 돼 법정교수 확보율이 64.9%밖에 안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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