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hi] "막국수, 세계인 입맛에 맞게 개발해야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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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이 많지요. 전 세계 손님 맞으려면 마을 골목을 바꿔야 할 거고, 우리 식당 막국수와 만둣국도 세계인 입맛에 맞게 새 조리법을 개발해야 할 거고.”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3리 이장이자 막국수집을 운영하는 김봉래(48·사진)씨. 그는 누구보다 2018년 겨울올림픽을 고대하고 있다. 2010~2018년 겨울올림픽 개최지를 선정했던 체코 프라하(2003년), 과테말라의 과테말라시티(2007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2011)에 직접 가서 평창을 위해 뛰었던 그다. 2003년엔 개인으로, 2007년과 2011년에는 평창군이 만든 ‘겨울올림픽 평창추진위원회’ 사무차장 자격으로 현지에 갔다. 2007년 소치에 밀렸을 때는 과테말라시티에 온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손을 잡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겨울 레포츠의 고장에서 태어난 그는 어려서 스키를 배웠다. 스키 강사 자격증까지 가졌을 정도다. 그러면서 겨울올림픽에 관심이 높아져 평창 유치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유치에 성공한 뒤는 마을 이장으로서 성공적 개최를 위해 신경을 쓰고 있다. “종전 개최지를 돌며 성공적인 올림픽을 위해 주민들이 뭐를 해야 할지 공부하고 있습니다. 1998년에 개최한 일본 나가노와 2006년에 열렸던 이탈리아 토리노에 갔다 왔지요. 곧 소치에도 가보려 합니다.” 자신의 식당 또한 바꿀 계획을 세웠다. 방이 아니라 의자에 앉아 먹는 식탁을 늘리고, 외국어 메뉴판을 준비하기로 했다. 현재는 17개 식탁 중에 의자가 있는 것이 하나뿐이다.

“올림픽을 계기로 마을이 발전하고 장사도 잘됐으면 합니다만, 그보다 큰 원이 하나 있습니다. 스키 선수인 아들 동철(강릉고1)이 국가대표가 돼 평창에서 뛰었으면 좋겠어요.”

평창=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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