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임 힐 대사 "북 핵개발 장비 수입 증거 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 대사가 6일 서울 용산 나이트필드 연병장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사열하고 있다. [연합]

-북한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을 문제삼는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너무 일방적인 요구만 하는 것 아니냐. (정대연 전국민중연대 정책위원장)

"적대 정책에 대해선 오히려 북한이 금메달감이다. 평일은 물론 심지어 일요일까지 미국에 대해 적대적인 묘사를 하고 있지 않느냐."(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국대사)

-라이스 국무장관은 북한을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했다. 부시 2기 들어 미국의 대북관이 바뀐 게 있느냐. (정경란 평화여성회 한반도평화센터 소장)

"팩트(사실)는 때론 불편하지만 명확하게 말할 필요가 있다. 전초기지(outpost)는 고립된 지역을 말하는 것인데 북한으로 들어가는 비행기 스케줄을 보라. 폭정(tyranny)과 관련해선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가치들이 북한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지 않느냐."(힐 대사)

-북한의 우라늄 핵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뭐냐. 신뢰할 수 있느냐. (박은정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간사)

"북한이 우라늄 핵개발을 위한 장비를 수입했다는 증거가 있다. 만약 북한이 이를 놀이터 짓는 데 썼다면 놀이터를 우리에게 그냥 보여주면 된다. 북한에 대한 정보를 무시하는 것은 무책임하다."(힐 대사)

-행정부가 북핵 정보를 과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미국 안에도 있지 않은가. (정경란 소장)

"북핵 문제는 북한이 증거를 은폐하면 우리가 찾고, 또 우리가 찾은 증거가 전 세계를 만족시켜야 하는 놀이 같은 것이 아니다."(힐 대사)

힐 대사가 6일 반전단체인 '평화 네트워크'가 주최한 토론회에 나왔다. '2기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과 북핵 문제'란 주제였다.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회의적인 시민단체 인사들과의 대면이었기에 토론은 시종 치열했다.

"북한이 6자회담을 왜 거부하는지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다"는 힐 대사의 인사말에서부터 참석자들이 "실망스러운 태도"라고 반응하면서 토론회는 불이 붙었다. 힐 대사는 "북한이 파키스탄에 수출한 핵물질을 리비아에 수출했다고 한 것은 정보 왜곡 아니냐"는 참석자들의 문제 제기에 대해 "북한은 파키스탄 정부가 아닌 국제 브로커를 통해 핵물질을 리비아에 전달한 것이 맞다"고 맞받아쳤다.

힐 대사는 "라이스가 북한을 '주권국가'라고 인정했음에도 북한은 이를 '무례하게(rudely)' 거부했다"라거나 "주고받기(give and take)는 회담장에서만 가능하다" "북한의 체제 보장은 미국이 아닌 북한 주민들만이 해 줄 수 있는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강경 톤을 유지했다. 힐 대사는 주말께 한국을 떠나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로 자리를 옮긴다. 그는 "비록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있지만 한.미 동맹은 더욱 굳건해질 것"이라며 한국을 떠나는 소감을 밝혔다.

서승욱.홍주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