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스데이’ 공항 인기 싹쓸이 … 귀국하자마자 컬링 훈련장으로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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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호 04면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컬링 여자대표팀 선수들이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 이들은 소치 올림픽에서 3승 6패로 8위를 기록했다. [뉴시스]

여자 컬링 5인방 신미성·김지선·김은지·엄민지·이슬비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인천공항 출구에서 환영 인파를 향해 쑥스러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부럽지 않은 환대에 다소 놀란 느낌이었다. 맏언니 신미성(36)은 “국민의 관심에 비해 성적이 너무 저조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소치 겨울올림픽의 한국 선수들

컬링팀은 모두 10팀이 출전한 2014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3승 6패로 8위를 기록했다. 순위는 아쉬웠을지 몰라도 인기 면에서 이들은 이번 올림픽의 ‘최대 수혜자’다. 걸그룹 ‘걸스데이’에 빗댄 ‘컬스데이’라는 별명도 따라다닌다. 귀여운 외모로 ‘컬링 아이유’로 불리기도 하는 이슬비(26)는 “좋아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다섯 명 모두에게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공항에는 학생부터 중년 남성까지 남자 팬들이 몰려 나왔다. 사인 요청도 끊이지 않았다. 종이와 펜을 들고 서 있던 고교생 최효준(16)군은 “스톤을 놓은 뒤 짓는 선수들의 표정과 진지한 눈빛에 반했다. 내가 나름 1호 팬인데 오늘 사인도 못 받고 눈도 제대로 못 마주쳤다”며 아쉬워했다.

비인기 종목의 설움도 단번에 떨쳐냈다. 정영섭 대표팀 감독은 “우리 경기가 생중계됐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컬링이 어떤 경기냐고 묻는 사람이 많았지만 요즘은 작전을 평가하는 사람들까지 생겨났다”며 웃었다. 실제 여자 컬링은 경기 기간 내내 TV시청률 10%대를 기록했다.

대표팀은 귀국하자마자 경북 의성군으로 향했다. 23일의 제95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예선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올림픽이 열린 11일부터 18일까지 거의 매일같이 경기를 펼쳐 ‘에브리데이(Everyday) 컬스데이’라고도 불렸던 컬링 여자국가대표팀. 주장 격인 스킵 김지선(27)은 “저희는 이제 시작”이라며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의 활약을 다짐했다.

‘반짝 인기’가 아닌 지속적인 관심도 재차 부탁했다. 이슬비는 “실력을 쌓아 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며 “지금 이 순간이 아닌 평창 올림픽까지의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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