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간 소 거물들 지금은 어디에|모두가 80고령, 평범한 시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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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스탈린」의 후계자「말렌코프」,50년대 후반「흐루시초프」와 함께 세상을 주름잡던「불가닌」…○「몰로토프」「카가노비치」와「미코얀」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있는가?「모스크바」에서 입수한 최근 정보에 의하면 이들은 현재 소련에서 대체로 잘 지내고있다고 한다. 이미 80세를 전후한 이들 5명은「볼셰비키」의 골수파 가운데서 현재까지 살아있는 몇 안 남은 생존자들이다. 이들 5명은 모두 한 때 권력의 정상에서「레니」묘 위에 나란히 서있었고 소련을 통치하는 똘똘 뭉친 골수파의 일원들이었다.
「미코얀」을 제외하고는 모두다 불명예스럽게 권력의 자리를 떠났으며 그들로서는 굴욕적인 사소한·일자리로 좌천당했는데 오늘날 소련의 언론이 거의 언급하지도 않고 있는「무명인사」가 되어 연금으로 익명의 평범한 시민처럼 살고 있다.
이제 80고개에 들어서고 있는「미코얀」은 항상 이기는쪽에 편을 드는 그의 재능 탓으로 그의 만년을 영예롭게 살고 있다.
이 약사 빠른「아르메니아」인은 1957년의 정변에서「흐루시초프」의 편에 서서 살아남았는데 1964년「흐루시초프」가 실각했을 때도 그는 건재할 수 있었다. 오늘날도 가끔 「크렘린」의「리셉션」에 모습을 나타내며 존경 어린 시선을 받는 그는 아직도 공직을 맡고있고 들리는 바로는 하루 몇 시간씩 경제문제에 관한 자문에 응하고 있다고 한다.73세로 이들 가운데 가장 연소한 「말렌코프」는 「스탈린」의 후계자였는데 그가「스탈린」의 개인비서에 천구였고 충실한 부하이자 술 상대였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당연한 일이었다.
교활한「후루시초프」는 책략으로 「말렌코프」가 역습할 틈도 주지 않고「반당단체」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중공국경에 접한「우스트·카메노고르스크」의 수력발전소 소장으로 밀어냈는데 이는 그의 직업이 기사였다는 점에서 잔인하고도 적절한 조롱이었다.
그는 68년에 퇴직한 뒤 가끔「모스크바」에서 모습을 보이는데「무명인사」의 연금 3백「루블」(18만7천 원) 을 매달 받으면서「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골수파 5명 가운데 가장 나이 많고 강경파 인사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몰로토프」(84)는 외부인사로서는 진의를 알기 힘든 간행물에서 최근 호의적인 언급이 있은 것을 보면 조금씩 현 권력층의 호감을 받고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몰로토프」는 약30년간외부에 대해 소련을 대표했는데 고「존·F·덜레스」미 국무장관은 그를 일컬어『우리시대의 가장 유능한 외상』이라고 평했었다.
그러나「후루시초프」는 그의 외교적 능력을 비꼬는 듯 그를 주 몽고 대사로 쫓아버렸고 그후 그는「빈」의 국제원자력기구 소련대표직을 1년간 맡았었다.
그러나 그의 관직도 61년 끝장이 와 아내와 함께「모스크바」에서 은퇴 생활로 들어갔다. 노 약 해진 그는 고혈압으로 고통을 받고있다는데「아파트」에서 남몰래 조용히 살고 있다.
「후루시초프」는 반 당 음모 사건으로「말렌코프」를 수상직 에서 밀어낸뒤「붙가닌」을 그 자리에 앉히고 한1년간 하는 일없이 지내게 했다.
「불가닌」은 1964년「크렘린」의 신년「파티」에서「후루시초프」와 환담을 나누는 모습을 보였으나 그후에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서방의「크렘린」관측자들은 이제 80이 됐을 그가 아직 생존해 있을 것이라 보고있는데 왜냐하면 아직 그의 사망에 대한 언급이 나온바 없기 때문이다.
「철의 인민위원」으로 알려졌던「카가노비치」는「스탈린」의 밑에서 숙청 집행을 담당했는데 그의 두 형제가 30년대의 대숙청에서 처형됐건만 그의「스탈린」에 대한 충성심에는 추호도 변함이 없었다.
「흐루시초프」는 「카가노비치」를 제1부수상 직으로 부터「우랄」산맥의 한「시멘트」공장 지배인으로 축출했는데 「불가닌」처럼 그도 곧 퇴직하여「모스크바」강과「고르키」공원이 굽어보이는 한 정부「아파트」로 물러났다. 이제 여한이 없는 나이 81세가 된 그는 아직 이「아파트」에 살고있다.<LAU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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