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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투쟁 죄수들에 강제식|서독서 인권침해여부 논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감방에서 형 집행중인 괴수가 단식투쟁을 벌일 경우, 이들에게 강제급식을 시키는 것이 인권침해냐 아니냐를 두고 지금서독에서는 논란이 한창이다.
이같은 문제는 서독 형무당국이 단식중인 도시「게릴라」「바더·마인호프」 단의 주범들에게 강제로 급식을 시키고있다는 소문이 나돎으로써 비롯되었다. 서독경찰은 지난해 부진적 사회변혁을 요구하며 서독전역에 걸쳐「테러」행위를 자행해온 이들「게릴라」단체를 소탕, 주범「마인호프」를 비롯 38명의 주모자들을 서독각지의 형무소에 분산 수용케 했었다.
일부 과격파「인텔리」들로 구성된「바더·마인호프」단은 70년대 초엽부터 은행급습·백화점방화·공공건물파괴 등 온갖「테러」행위로 서독의 치안을 교란해와 대다수의 시민들이 공포 속에 떨었지만 아직도 상당수의 동조자들이 사회각계각층에 침투해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수감중인 이들 무정부주의자들이 형무소 내에서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아 국민들을 잔뜩 긴장 시켰는데 드디어 이중 한명이 끝내 영양실조로 죽었다는 보도가 신문에 났다. 그러자 그날로「바더·마인호프」의 잔존세력들이 보복으로 서「베를린」지방법원장을 살해해 또다시 국민들은 충격을 받았다.
이에 형무 당국은 다른 희생자의 출현을 막기 위해 단식중인 「마인호프」단 죄수들에게 5명의 장정이 각기 한명에게 달라붙어 사지와 머리를 붙들고 강제로 콧구멍을 통해「호스」로 영양식을 급식하기에 이른 것.
그러나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이제 이들에 대한 강제급식이 인권문제로 번지기 시작했다. 「마인호프」단의 동조세력은 물론 이들의 연쇄폭력을 지레 두려워하는 시민들은 강제급식이 의학적으로 신체에 위해를 끼칠뿐 아니라 죄수의 마지막 권리인 단식투쟁까지 막는 비인도적인 처사라고 규탄하기 시작했다. 말하자면 그것은 공공연한 고문과 같다는 것이다. 이같은 논란을 보고있노라면 『미운 놈에게 밥 많이 주라』 는 속담도 서양에서는 예외가 아닌 듯-. <베를린=엄효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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