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드·컵」축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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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0억의「팬」들이 지켜봤다는 제10회 서독「월드·컵」축구대회는 서독이 우승함으로써「유럽」축구의 강세를 입증했다.
본선진출 16개국이 4개조의 예선「리그」를 거쳐 대회사상 처음으로 2개조의 준결「리그」를 벌이고 그 수위「팀」간에 최종결승전을 거행한 이 대회는 많은 화제를 모았었다.
과거 3회 우승의 명예를 건「브라질」은「펠레」「토스타오」를 은퇴시켜 전력이 약화, 서독 화란「폴란드」에 이어 겨우 4위에 머물렀으며 그밖에 남미의「칠레」와「우루과이」는 예선「리그」서 탈락,「아르헨티나」는 준결승「리그」서 떨어지고 말아 상대적으로「유럽」세의 강세를 입증시켰다.「유럽」세가 이번 대회에서 강세를 보인 것은 현대적 감각의 냄새가 물씬한「토틀·풋볼」의 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이「토틀·풋볼」은 전원공격·전원수비로도 표현되는데 이의「프런트·런」인 화란은 비록 서독과의 결승에서 2-1로 역전패했지만 그들의「플레이」는 세계축구「팬」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밖에 같은 부류의「폴란드」는「이탈리아」「유고」「스웨덴」등 과거「유럽」의 강호들과「브라질」등을 꺾어 농구처럼 줄기차게 뛰는「토틀·풋볼」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가를 실감시켰다. 이 점은 준결승「리그」서 탈락했지만 서독「칠레」「아르헨티나」를 꺾은 동독의 경우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
공산권의「스테이트·아마」가 자유세계의「프로」를 능가하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렸다는 사실도 크게 주목할 만했다.
이 공산권의 「아마」들은 동독「유고」「폴란드」「불가리아」등으로 대표되는데 이들은「프로」의 정상인「이탈리아」와「스코틀랜드」를 비롯해 남미의「프로」들인「칠레」「우루과이」등을 압도했다. 재미있는 화제가 많은 반면에 문제점도 없지 않았다.
이번 대회가 과거처럼「드러매틱」한 역전극이나「시소」의 승부를 가리지 못해「팬」들을 실망시켰고「크라이프」(화란)「라토」(폴란드)같은 신생「스타」를 배출하긴 했지만 그 인기가 과거의「푸스카스」「펠레」「뮐러」에 비하면 약했다는 것. 그러나 더 큰 취약점은 과거처럼「아이티」「자이르」호주 등 중미「아프리카」「아시아」지역을 대표하는「팀」들이「유럽」이나 남미에 비해 너무 실력이 약해 대회의「앙상블」이 깨어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세계 선수권대회의 참 뜻이 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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