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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차 중동전쟁 불가피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설 또는 예방전쟁설과 더불어 『내년 봄까지는 새로운 중동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제5차 중동전쟁 불가피설』이 심심찮게 전해지고 있다. 만약 제5차 중동전쟁이 일어나면 「아랍」산유국의 대미재금수 역시 불가피한 것이므로 미 국방성은「페르샤」만 산유국들의 유전을 점령할 계획을 수립했다는 설까지 외신은 전하고 있다.
작년 10월 미국의 군사평론가 「조셉·올섭」씨는 소련의「아랍」에 대한 대량 무기공여로「이스라엘」과의 전력이 4대 1의 비율로「아랍」측이 우세하게 되면 중동에 있어서의 전쟁위험은 필연적으로 극대화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바 있지만 어쨌든 이 지역에서의 전쟁재발의 요인은 하나 둘이 아니다.
우선 전력균형 면에서 볼 때 그동안「이집트」와「시리아」는 소련의 군사원조로 작년 제4차 중동전쟁 시의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이점 「이스라엘」입장에서 볼 때 「아랍」의 전력이 더 강화되기 전에 때려부수자는 유혹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결코 환상적인 견해만은 아닐 것이다.
이에 더하여 「이스라엘」측은 최근 PLO(「팔레스타인」 해방기구)의 「유엔」에서의 지위획득 등 국제적인 부상에 따라 점고하는 불안과 국내경제의 급격한 악화에 대한 초조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은 건국이래 가장 심각한 경제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명춘에는 공황상태가 될지도 모르는 위기를 맞고있다.
「이스라엘」은 중동전쟁 이후 생산활동의 후퇴, 국방우선정책과 세계적인 「인플레」와 석유위기 등으로 국제수지의 대폭적인 적자와 외자유출이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이스라엘」의 인내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가 문제이다. 이처럼 내우외환에 직면한 「이스라엘」이 그 돌파구를 찾기 위해 부득이 전쟁에 호소할 가능성을 전적으로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심각한 경제적 위기나 국제적 고립을 풀기 위해 그 돌파구를 전쟁에서 찾은 예는 역사상 수없이 많으며, 최근만 해도 61년 인도 「파키스탄」전쟁이 그 실례라 할 수 있다.
그러면 제5차 중동전쟁은 회피할 수 없을 것인가. 바야흐로 중동사태는 또 다시 세계적 관심사의 집점이 되고 있다. 『먼 곳에의 전쟁은 주가를 올린다』는 말이 있는가 하면 현금 세계불황의 타개책으로서의 『제5차 중동전쟁 불가피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는 위험천만한 견해 또한 없지 않다.
그러나 중동에서의 전쟁회피와 그 지역에서의 평화촉진은 세계평화와 인류의 존속을 위해 불가결한 조건인 것이며, 또 그 길은 아직도 열려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를 위해 우선 국제적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고립감과 초조감을 더 이상 조장해서 안될 것이다. 또한 작년 제4차 중동전쟁의 뒤처리를 위해 「제네바」회의를 마련했지만 현금 정체되고 있는 동회의를 진전시키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이와 아울러 「아랍」산유국이 취한 석유의 무기화전략은 선후진국을 막론한 세계 각국에 심각한 경제파동을 일으키고 있으므로 이 문제의 심각성을 세계적인 차원에서 재인식하는 현명이 없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서방 주요석유소비국들은 최근 잇달아 미·일 정상회담, EEC 9개국 정상회담, 미·불 정상회담 등을 열어 「에너지」문제에 대한 공동대책을 추진할 것에 합의한바 있다. 제2차대전 후 그 어떤 냉·열전보다도 심각한 석유파동을 지양하기 위한 국제협조의 긴요성이 재인식됐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은 작년 12월15일 「팔레스타인」의 권리존중을 천명하면서 대 중동정책을 전환시킨바 있지만 중동사태의 영향이 적지 않다는 데서 그 지역에서의 평화와 안정에 더 한 층의 큰 관심을 쏟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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