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라시에 사재, 한발 구호에 쓰기로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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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디오피아」 군사정부는 실각된 「하일레·셀라시에」 황제가 『그 자신의 자유의사에 따라』 자기 왕가의 재산을 한발에 희생된 국민들을 돕기 위한 구호금으로 사용토록 허가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이날 「이디오피아」의 임시 군사 행정 위원회는 성명을 발표하고 「아디스아바바」의 한 궁전에 수감돼 있는 82세의 「셀라시에」 황제가 오랫동안의 주저 끝에 「이디오피아」 국내외에 예치돼 있는 돈·금괴·보석·주식 및 기타 재산을 정부의 한발 구호 위원회 계정에 이관시킬 것을 승인하는 서한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회는 「셀라시에」 왕가의 재산을 모두 매각 처분하게 되면 한 가족이 제공하는 것으로는 사상 최대의 빈민 구호금이 얻어질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러나 이 성명은 황제가 언제 서명했는지는 밝히지 않았고 또 실제로 재산이 얼마가량 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황제의 재산은 모두 수십억 「달러」내지 1백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그런데 일부 소식통들은 전 황제가 서명한 문서는 개괄적인 내용으로서 그의 거금이 세부적으로 어느 은행에 예치되어 있는지 일일이 알 수 있도록 「스위스」 은행들에 직접적인 지시를 내리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전 황제의 예금 인출을 위한 협상을 벌이기 위해 「스위스」에 「이디오피아」 정부 사절단이 파견된다 해도 장기간의 법정 시비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 은행법에 따르면 은행 당국은 만일 고객인 예금자가 협박 하에 권리 양도 문서에 서명한 것으로 생각될 경우 양도되는 예금의 인출을 거부할 수 있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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