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사원이 2천8백만원 횡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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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 영등포 경찰서는 25일 「펩시·콜라」 「메이커」인 한미식품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5가 119·대표 김영태·57) 경리과 회계 담당 여사원 김재순 양 (27·서울 도봉구 미아 10동 228의 26)을 업무상 횡령 혐의로 전국에 지명 수배했다.
김양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5일까지 약 1년 동안 경리 장부를 위조, 「펩시·콜라」 등 동사 제품의 판매 대금 가운데 모두 2천8백60여만원을 빼낸 혐의이다.
이 사실은 한미식품이 지난 6일 경리과장 경질에 따라 신임 과장 이모씨 (33)가 경리 장부를 인수받으면서 물품 출고량과 입금액에 차이가 있는 것을 발견, 조사에 나서자 지난 8일 낮 12시쯤 김양이 갑자기 행방을 감춤으로써 들통이 났다.
김양은 회사측이 자기를 믿고 월말 경리 장부 검사 때 출고량과 실제 입금액을 대조하는 실물 대조를 하지 않는다는 허점을 이용, 부산·광주·대전 등 전국 1백여개 대리점에서 입금시킨 물품 대금 중 수표는 입금시키고 현금을 빼돌려왔다는 것이다.
김양은 또 어음일 경우는 일단 농협 영등포 지점 등에 입금시켜 추심이 되어 현금 변제가 가능할 때만 찾아 횡령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김양이 73년초 동사 영업부에 근무하다가 퇴직한 이모씨 (30)와 동거, 이씨가 모 대학원을 졸업할 때까지 학비를 보조해 준 사실과 김양이 최근 부동산 매매·주류 도매업 등에 손을 댄 사실을 밝혀내고 이런 것에 횡령한 돈을 써온 것이 아닌가 보고 수사중이다.
경찰은 김양이 잠적 당일인 지난 13일 하오 집에 전화를 걸어 『다른 곳에서 연락 온 것 없느냐. 며칠 뒤 들어가겠다』고 어머니 김금희씨 (56)에게 묻고 전화를 끊었고 지방에 연고자가 없는 점등을 들어 아직 서울에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김양은 63년 서울 H여중을 졸업, 65년 소녀 사원으로 입사했으며 성실하고 얼굴이 예뻐 69년 초부터 경리과 정식 사원으로 발탁되어 사내에서 신임이 두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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