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번·5번 사건」에 전전긍긍하는 북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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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요즈음 북한에서는「9번 사건」이니「5번 사건」이니 하는 007 같은 사건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김일성을 비방하는 것을「9번 사건」이라 하고 모독하는 것을「5번 사건」이라 한다. 이 사건의 범죄자는 재판 없이 총살형에 처해지며 어떠한 성격의 반 김일성 언동도 이 같이 재판을 필요로 하지 않는 극형을 받게되어 있다.
김일성 비방을「9번」이니「5번」이니 하는 이름을 붙이는 것은 분명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김일성을 욕하는 내용을 들어 사건화 하는 자체가 김일성을 비방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암호를 쓰는 것이다.
7 0년 북괴 당 5차 대회 이후부터 김일성 신격화가 더욱 비이성적으로 전개되면서 족벌정치 체제를 강행하자 도처에서 연이어 반 김일성「비라」가 나붙었다.
이 사건으로 73년 3월 황해도 지질탐사대원 ,건설사업소노동자, 그리고 74년 2월 개성전신전화국원 등 수많은 사람이 이른바「9번 사건」의 죄목으로 처형되었다.
70년대에 들어서 김일성을 암살하려는 사건이 늘어나고 있다.
71년 8월14일 사리 원에서 거행되는 8·15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열차 편으로 내려오던 김일성을 저격하려던 사건이 있었는데 거사가 실패됨에 주모자는 자폭하고 공모자 3명이 체포되었다.
73년 7월에는 김일성이 함남도당「현지지도」차 함 전으로 가던 중 고원군 부래산 역 2백m지점에서 김일성 전용차 통과직후 TNT가 폭발하였었는데 이 폭발물은 부래산 부근의 폭약 창고에서 나온 것임이 밝혀졌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6월12일 김일성이 함남도당확대 회의에 참석하고 이어 함북도당「현지지도」차 청진으로 향하던 중 신포역 구내에서 선도 차가 전폭 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는데 이는 전철수가 김일성 전용차 통과 시 전례대로 봉함 해 놓아야 하는「포인터」를 고의적으로 반 회전 시켜 놓음으로써 빚어진 사건이었다.
최근 북괴는 반 김「비라」사건뿐니라 김일성 암살미수사건마저 빈발하자 이른 바 불순용의자에 대한정보공작은 물론 유무선 도청공작마저 강화하는 한편 당원과 핵심간부에게까지 감시를 확대하고 이를 일상화하고 있다. <내외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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