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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히 돌아와 주오… 애타는 기원"|남태평양서 조난 당한 남해호 유족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살아만 있어다오』-선상화재로 참치잡이 어선 남해251호(한국수산개발공사소속)가 조난, 선원 22명이 실종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5일 밤 부산·목포·제주 등지의 선원들 고향집 가족들은 눈물로 밤을 새우며 이들의 무사 귀환을 애타게 기원했다. 또 사고 소식에 접한 서울의 수산개발공사 본사는 『혹시나』하는 기대에「사모아」기지로부터 소식이 있기를 기다리며 김윤근 사장을 비롯한 전직원이 철야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그러나 부산시 충무동5가55 수공부산사무소는 하오8시 이후 사무실 문을 잠근 채 직원들이 모두 퇴근해버려 부산시내에서의 문의전화는 물론 목포·거제·제주 등지 선원가족들로부터 걸려 오는 장거리 문의전화를 받지 않는 무성의를 보였다. 한편 선장 김진천씨(36)가·부인 이금옥씨(33)에게 보낸 편지로는 『배가 너무 낡았고 선원들의 인적구성이 원만하지 못해 알력이 있다』고 전한 점으로 미루어 당초부터 이 배가 불안한 상태로 조업 중이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부산】수공 부산사무소는 5일 하오3시 서울 본사로부터 첫 조난 소식을 전해 받고 선원가족들에게 일일이 전보로 이 사실을 통보했다.
영도구 대평동2가36 선장 김진천씨 집에는 부인 이금옥씨와 장녀 현미양(12·대평초5년)장남 현종군(8)2남 헌수군(3)등이 집을 지키다 조난소식에 울음바다를 이루었다.
부인 이씨는 남편이 지난달 30일에 보내온 편지에서 불길한 이야기를 하더니 결국 변을 당했다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선장 김씨는 이 편지에서 『배를 옮겨 탔는데 성능이 나빠 일할 기분이 나지 않습니다. 10월20일 출어 예정이었으나 배가 낡아 수리를 해야만 합니다. 또 이 배의 사관과 하급선원들은 알력이 있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쁩니다』는 내용을 보내 선체의 성능도 나쁜데다가 선원들의 불화가 사고의 간접원인이 아니었나하는 의문을 던져 주기도 했다.
선장 김씨는 제주가 고향으로 제주 세화고교를 졸업, 이 배를 타기 전에 수공소속 다른 어선의 1등 항해사로 승선한 적이 있으며 지난 9월19일 다른 선원들과 함께 교체선원으로 부산을 떠나「사모아」기지에서 이 배를 처음으로 인수, 조업에 나섰다가 이 같은 변을 당했다는 것.
조난 소식을 들은 갑판원 김주복씨(32·서구 암남동123)의 어머니 김재분씨(62)는 5일하오 7시쯤 제일먼저 부산사업소에 찾아와 『늦게둔 아들이니 꼭 살려달라』면서 몸부림쳤다.
◇실종선원명단 ▲선장 김진천(36·부산시 영도구 대평동2가36)▲기관장 노성복(32·전남 목포시 산정동 2구29반1046의14)▲통신사 오수만(23·부산시 영도구 청학동 1가76)▲항해사 유호근(28·경남 거제군 거제면 서상리)▲갑판장 탁뢰정(33·부산시 동래구 반송동14)▲기관사 박완진(27·목포시 보광동l가2)▲조기장 김진안(28·목포시산정동66)▲1갑판원 김영길(24·경북 영덕군 강구면 강구리173)▲1기관원 고만성(27·전남 여천군 남면 두모리107)▲갑판원 윤영찬(27·부산시 영도구 대평동2가55)▲동 윤태옥(25·경남 남해군 이동면 전리 66)▲동 배위태(24·경북 월성군 건천읍 송선리1277)▲동 채용길(28·경남 거제군 거제면 서상리201)▲동 김주복(32·부산시 서구 암남동123)▲동 임희선(29·부산시 동래구 반여동3 10통1반)▲동 김기주(26·전남해남군 화원면 구림리96)▲동 고송미(31·북제주군 애월면 하귀리309)▲기관원 김길수(33·부산시 영도구 신선동2가94)▲동 장용준(24·목포시 중앙동2가18)▲동 김용배(31·목포시 중앙동1가4)▲동 김준웅(33·부산시 서구 초장동 3가49)▲조리사 설진근(26·경남 거창군 동면 죽동리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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