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전기·「개스」이용 증가 따라|늘어날 화재위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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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추위가 앞당겨진 올 겨울은 각종 화재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특별한 경계가 요청된다. 연탄파동으로 연탄사용금지 대상업소가 늘어 연탄보다 갑절이나 화재 발생율이 높은 석유·전기·「프로판·개스」로의 연료전환 업소 및 가정이 부쩍 늘어났는데다가 불량전기·석유난로까지 나돌아 그만큼 화재위험도가 높아졌다.
1일 치안국 집계로는 올 들어 전국에서 일어난 2천6백67건의 화재가운데 전기취급 부주의가 5백62건(21%)으로 가장 많고 다음은 유류 4백52건(17%) 담뱃불 2백11건(8%) 아궁이 1백70건(6. 3%) 불장난 1백42건(5. 3%) 난로 1백30건(4. 8%) 등으로 나타나 전기와 유류화재가 전체의 절반에 가깝고 연탄사용 보다는 각각 배나 화재를 더 빚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연탄사용에 별다른 고층이 없어 연탄을 주로 때던 주탄종유 속의 화인분석. 연탄사용 금지업소가 많고 연탄기근으로 인한 전기난방 등의 가정 또한 늘어난 올 겨울의 경우 인화성이 큰 유류·전기로 인한 화재율은 이보다 훨씬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화재전문가들의 우려다.
현재 서울시내의 경우 연탄사용이 전면 금지된 업소는 다방·「살롱」·당구장·제조공장·극장 등 3만6천9백42개소이고 연탄난로 사용이 금지된 업소는 요식업소·다과점·상가점포·이미용소 등 6만8천9백54개소로 모두들 연탄 대신 유류 등으로 연료대체를 서두르고있는 실태.
그러나 이들 업소들은 상당수가 ▲점포의 협소성으로 인해 석유난로를 사용할 경우 1m이상 띄워야하는 석유통과 난로의 거리를 제대로 지킬 수 없고 ▲「프로판·개스」도 적어도 5일마다 「호스」를 점검해야하는 취급요령을 잘 모르고있고 ▲종업원들의 잦은 이동으로 인해 방화교육이 어렵고 ▲소화기마저 제대로 갖추지 않아 높은 화재위험도를 안고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특히 종업원의 이동이 잦은 중국음식점·한식집·소규모제조공장들은 종업원들에게 화재예방훈련 등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실정이어서 남대문로1가 C점의 경우 「홀」에서 「프로판·개스」 20개를 사용하고 있는데다가 대형 석유난로까지 2개를 새로 설치할 예정으로 있으나 16명의 종업원이 한 달에 5, 6명씩 번갈아 바뀌는 바람에 화재예방교육을 하나마나라며 걱정을 했다.
서울 중구 도동1가 P다방은 연탄의 전면 사용금지에 따라 지난 8월 3평 가량의 주방조리실에 「개스」시설을 했다.
그러나 연탄조리대를 「시멘트」로 막고 그 위에 「개스」시설을 하는 임시방편적인 시설.
또한 「개스」통이 10m거리에 설치되어 있으나 「시멘트」벽으로 싸는 방화안전관리를 않고 있다.
또한 주방에 하나밖에 없는 포말 소화기는 고장나 있고 주방장 김모씨(22)는 소화기 사용법도 모르고 있었다.
영등포구 영등포동4가 D다방의 경우 5평짜리의 주방에 석유곤로 3개를 설치, 하루 17시간 정도를 계속사용하고 있으나 종업원들에 대한 화재대비 상식이 전혀 돼있지 않고 심지어 석유통을 주방 안에 들여놓기까지 하고 있다.
이들 종업원 10명 가운데 소방 훈련을 받은 사람은 단1명도 없다는 것.
심지어 60평 가량의 다방 「홀」에 설치된 중형경유난로(5「갤런」들이) 역시 종업원들이 제멋대로 다뤄 안전관리가 몹시 허술한 형편이다. 손님들도 간혹 난로의 열 조정기 등에 손을 대 취급부주의에서 오는 화재의 위험을 안고 있다.
이 다방 안의 장식물도 가연성이 큰 「비닐」꽃이나 목재로 꾸며져 석유등으로 인한 급작한 화재에 전혀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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