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질적 전환이 필요하게 된 관광진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금년 8월 이후 외국 관광객이 급격히 줄어 한창「시즌」인 9월∼10월의 외국 관광객은 작년의 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1년중 가장 관광객이 많이 들어올 철에 이처럼 외국 관광객이 줄어들었기 때문에「호텔」료라든지 항공료 등의「덤핑」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토산품 판매업소의 25%가 휴·폐업하였다고 한다.
관광 황금기를 휩쓴 불황 바람은 외화 획득에도 차질을 빚어 9월말까지 작년 동기보다 30%가 줄고 있다. 관광 수입만도 연3억「달러」이상이던 것이 금년 9월까지는 1억3천만「달러」밖에 되지 않는 실정이라고 한다.
관광「붐」이 이렇게 퇴조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그중 중요한 것은 ①한·일간의 긴장으로 일인 관광객이 발을 끊었으며 ②미국이나「유럽」지역에서의 관광객 유치가 뜻대로 되지 않고 있으며 ③볼 것이 별로 없고 ④입국과 통관 절차가 복잡하며 참신하고 질 좋은 토산품이 없고 ⑤환율이 고정되어 있어 물가가 비싸다는 점 등이 지적되고 있다.
그러므로 당국은 차제에 이러한 요인들을 분석하여 가득율을 올릴 수 있는 관광 사업의 질적 개선을 단행하여야 할 것이다. 일본인들이 한국을 찾는 주요 동기는 말이 통하고 밤의 환락을 즐길 수 있으며, 값이 싸기 때문이었다 할 수 있다 .국내 여행보다도 한국 여행이 싸기 때문에 장사꾼들과 시골 농민들까지 대거 몰려왔던 것이다.
이들의 한국 여행은 피차간 말썽만 일으켰고 양국민 감정의 악화까지 초래했었다. 따라서 관광 사업은 이제 우리나라에서 상당한 돈을 떨어뜨리고 갈 수 있는 일본인 중산층과「유럽」·미국 등의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이제까지의 이른바 기생 관광적 선전보다는 훨씬 공을 들여 건전한 오락 관광과 역사·풍물 관광이 주축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 각국도 외화 가득을 위하여 관광자원 개발에 혈안이 되고 있다. 외국인들에게 정기 관광「무투」로 민속촌을 관람시키며 민속적인 가무를 깃들인 대중식당을 운영하여 외국인 전용으로 싸게 관람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현재와 같이 내국인과 공용하는 관광 요식 업소는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종업원들조차 외국인에게는 아첨하고 내국인에게는 푸대접하는 풍토가 방치된다면 민족정신의 순화에도 역행될 것이기 때문이다.
동남아에도 기생 관광지는 많다. 태국이나 대만 등과 같이 기생 관광을 위한 별천지를 만든 것은 차치하고라도 시내「호텔」에서 까지 불미스런 행위를 알선함으로써 건전한 관광객을 쫓아내고 있는 것은 관광의 장래를 그르치는 것이라고 하겠다.
한국은 대체로 관광자원이 부족한 편이기는 하나 이것도 개발하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개발할 여지가 있는 것이다. 태국만 하더라도「리틀·타일랜드」를 만들어 시간에 쫓기는 관광객에게「미니어처」(모형) 관광지를 만들어 놓아 이것만 보면 태국의 전모를 약간은 알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민속촌에 불국사나 석굴암·천마총·해인사라든지 송광사·화엄사 등의 문화재의「미니어처」를 세우고, 제주도의 천제연 폭포라든지 석굴·설악산 등의 대모형을 만들어 전 국토를 일목 요연하게 알 수 있게 하고 여기서 전국 순회 여행의「플랜」을 짤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여행사도 국내 관광과 국제관광별로 분류하여 외국인을 위한 국제 관광 여행사는 몇 개로 통합하여 질 높은「서비스」를 하도록 교육하여야 할 것이다. 또 세계 각국에서 단체 관광객을 유치하되「골프·레저」관광 회원·전국 명산 순례 관광회원·문화 관계 관광 회원 등 목적별로 회원을 모집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만 한 것이다. 현재의 한국 물가는 환율이 4백대 l로 고정되는 한 비싸서 동남아 여러 나라와 경쟁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외국 관광객을 위한 특별 환율정책의 시행 등으로 관광 진흥을 적극 지원하여야 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