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위협하는 전철부속 도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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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수도권 전철구간에 국내생산이 불가능한 전기부속품 도난사고가 잦아 전철의 안전운행을 위협하고 있다. 이들 전기부속품은 전기철도에서만 사용되기 때문에 장물의 판로가 없어 고철 값으로밖에 팔리지 않으나 철도청이 이를 새로 구입하려면 엄청난 돈이 드는 물품. 최근 두드러지게 나타난 도난부품은 전철기간신호등 발신기의 보호역할을 하고 있는 안전기(과도전류방지기).
전철구간「레일」과 침목 사이에 끼여 있는 안전기는 전철운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나 전 차선이 끊겼을 경우 등으로 「레일」상 과도전압이 흐를 경우 신호계열이나 「레일」에서 작업중인 인부들에게 「쇼크」를 줄 우려를 막기 위한 보조기구로 설치된 것.
철도 관계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과도전압이 흘렀을 경우 「레일」양쪽의 전압은 큰 차이를 보여 자동신호발신기 등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
이때에 안전기안에 들어 있는「퓨즈」가 끊겨「레일」이 양쪽의 전압을「제로」상태로 만들어 자동신호발신기에 주는「쇼크」를 막는다는 것이다.
안전기는 2만5천「볼트」의 고압전주가 흐르는 수도권 전철구간에 5백m 간격으로 모두 8백56개가 부착돼 있다.
최근의 도난사고는 지난10일과 13일 사이 수원과 화서 역 사이에서 32개와 14일 부곡과 화서 역 사이에서 16개 등 모두 1백60여 개를 잃어버린 것으로 집계됐다.
직경8㎝ 높이 5㎝ 가량의 원형으로 어른의 주먹만한 크기의 안전기는 놋쇠로 되어 있고 「레일」밑에「볼트」로 부착되어 있는데 철없는 어린이들이 엿장수들에게 팔거나 고철 상이 뜯어 가는 것 같다고 성용현 수원역장은 말했다.
서독제품인 안전기의 값은 1개에 2만3천8백40원. 고철 상에 뜯어다 팔아야 1개에 2백∼3백원밖에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열차의 역구내진입을 알리는 신호 계전 기 도난사고도 올해 들어 안양·평택 등지에서 30여건이나 발생, 열차운행에 지장을 주고 있다.
이 같은 도난사고에 대해 철도청 수원전기사무소 보안 분소 보안장 정갑영씨(35)는『계전 기의 도난은 신호등이 켜지지 않아 곧 발견되지만 안전기의 도난은 당장 밝혀지지 않아 발견하기조차 힘들다』고 말하고 역 직원들을 동원,「레일」을 순회하면서 단속하고 있으나 이 같은 사고는 철도연변 주민들을 계몽하는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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