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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과 학교 다른 점 알려주고 불안하지 않게 격려해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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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와~유치원 보다 훨씬 크다. 이건 뭐지?” 6일 천안 월봉초등학교를 방문한 예비 초등학생(엔젤유치원)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학교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프리랜서 진수학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월엔 각급 학교가 교육과정을 마무리한다. 아울러 꽁꽁 얼었던 대지가 따사로운 햇살로 새롭게 피어나는 3월에는 각급 학교가 신입생을 맞는다. 유치원을 졸업한 자녀가 초등학교에 가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불안과 설렘이 교차하는 학부모가 참고할 만한 초등학교 입학 전 자녀교육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오랫동안 유치원생들과 함께 생활해 온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그동안 익숙한 환경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다는 것은 매우 불안하고 두려운 일이다. 이미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단체생활을 경험했지만 유치원과 학교는 여러모로 다른 점이 많기 때문이다. 유치원은 가정과 비슷한 환경에서 학교 교육을 경험한 곳이었다.

자애로운 선생님, 소그룹으로 진행되는 학습패턴, 좁은 공간 등이 그렇다. 화장실이 교실과 가까이 있어 언제든지 쉽게 용변을 볼 수 있었고 각종 활동은 놀이처럼 진행돼 부담이 크지 않다.

그러나 학교는 다르다. 정면에 칠판이 있다. 선생님은 내 곁이 아니라 앞에서 칠판에 글을 쓰며 가르친다. 책상 배열도 다르고 특히 수업시간과 쉬는 시간은 엄격히 구분돼 있다. 용변을 보려면 교실과 멀리 떨어져 있는 화장실까지 쉬는 시간에 다녀와야 한다. 이런 다른 점들이 어린이들을 불안하게 만들 것이다. 유치원과 학교의 같은 점과 다른 점을 미리 차분하게 설명하고 불안해하지 않도록 “너는 잘 할 수 있을 거야” 라고 격려해보자.

학교생활을 원만하게 하려면 어느 정도 수업을 따라갈 수 있는 집중력과 학습능력이 필요하다. 자기 이름은 물론 쉬운 한글을 읽고 쓸 수 있고 1부터 20까지 수에 대한 개념이 있으면 무난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한 가지 과제를 10분 이상 참고 해낼 수 있는 집중력이 있어야 학교 수업을 따라갈 수 있다.

자신의 물건·학용품을 챙기거나 용변, 손 씻기 등을 스스로 할 수 있는 독립적인 태도가 몸에 배야 한다. 비상 상황에 대비해 부모와 자신의 이름, 집주소·전화번호를 말하고 쓸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하다.

 어린이들은 이미 2~3년 동안 유치원에서 한글을 배우고 기본생활습관을 익혔다. 유치원은 통학버스로 안전하게 등·하원을 시켜줬지만 초등학교에는 대부분 걸어 가야 한다. 입학 전에 자신이 다닐 학교를 방문해보고 오가는 길도 살펴보자. 길을 건너는 곳, 차가 많이 다니는 곳 등 조심할 지점을 부모와 함께 알아보며 등·하교 연습을 해둬야 한다.

또한 여러 가지 문제 상황에 대비해 해결방법을 미리 마련해두자. 예를 들어 쉬는 시간에 화장실에 못 가 수업시간에 용변이 마려울 경우, 이유 없이 옆 친구가 집적거릴 때, 준비물을 미처 못 챙겨 왔을 경우, 갑자기 아플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아두면 좋다.

학교라는 큰 세계에 들어가서 잘 적응하려면 심리적인 준비가 잘 돼 있어야 한다. 많은 아이가 한 공간에서 부딪치며 생활하기 때문에 고집을 부리거나 좀처럼 양보하지 않는 태도 등 예절을 지키지 않는 행동은 반드시 바로잡는다.

입학 후 한 달은 초등학교 6년간의 생활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다. 이때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면 열등감으로 학교에 가지 않으려고 할 수도 있으니 긴장과 불안을 최소화시켜야 한다.

조춘자 천안사립유치원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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