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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농촌의 평균 지병율 16.6% WHO 기준보다 3∼5배|도로공사 자매부락 진료조사서 밝혀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우리나라 일부 농촌의 평균 유병율이 16.6%나 되어 WHO기준 국민 유병율 3∼5%보다3∼5배 높다는 상병 보고가 나왔다. 또 질병에 걸리지 않은 농민도 대부분 질병의 전 단계인 이른바 농부증 증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 도로공사 보건 관리의 남택승씨(현 순천 향 병원 건강관리 부장)가 작년 9월 한 달 동안 경기·강원·충남북·경남북 등 6개 도의 14개 도로공사 자매부락(주민 9천82명)을 순회 무료진료 하면서 주민 중 1천5백11명(남자6백93명, 여자8백18명)의 각종환자를 확인, 학계에 보고함으로써 밝혀졌다.
보된 조사자료에 따르면 확인 환자 중 성인(1천1백23명)의 경우 가장 높은 발생율을 보인 것은 신경계질환. 조사대장전체의 24.3%(남18.9%, 여 28.4%)나 차지하고 있다. 이는 어려운 농촌경제생활에서 빚어지는 농부증이 심한 농촌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다음이 영양가 있는 음식보다는 배부르기 위해 양만 많이 취하는 농톤의 식생활을 반영하는 위장병이 18.3%(남 19.5%, 여 17.4%)를 차지하고 있고 입술이 허는 구각염도 12.4%(남5.5%, 여17.6%)나 됐다.
구각염은 남자보다 여자가 훨씬 많은 숫자를 차지하고 있고 어린이의 구각염도 14,4%로 역시 높은 감염율을 보이고 있다.
구각염은 「비타민」 B₂의 부족에서 온다는 것이 이제까지의 통설이었으나 「비타민」B₂가 풍부한 보리를 많이 섞는 농촌에서 구각염이 많은 것은 단백질 등 전체적인 영양부족에서 온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고 남씨는 풀이했다. 또 폐·간 「디스토마」가 각각 7%, 11.7%로 감염되어있다. 그밖에 고혈압 환자가 10.2%나 되었다.
이는 농촌에서 먹는 반찬이 맛보다는 밥먹기 위해 짠 간장·된장과 김치 등 염분이 많은 음식을 주로 섭취하고 있기 때문.
피붓병 질환은 특히 농약사용의 증가와 냇가에서의 목욕 등 비위생적인 요소가 항상 농촌사람들의 주위에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한 남씨가 연구한 농민의 「농대증」은 여자의 평균 농부증지수가 6.94로서 질병 돌입선인 7에 육박해 있어 농촌 여인들의 건강상태가 크게 우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40대여성의 농부증지수는 7.25, 50대가 7.53, 60대가 8.0으로 40대 이상의 농촌여성이 많은 질병에 걸려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남성의 평균 농부증지수도 5.34로서 위험 수준에 가까워 지고 있음이 나타났다.
이는 일본의 40대 여자 2.96, 남자 2.13, 50대 여자 4.13, 남자 2.39와 비교해 볼 때 엄청나게 높은 질별에의 적신호
남씨는 결론에서 농촌의사를 「3등의」로서 냉대하는 의사들의 자세를 시정하고 사회의학의로서의 농촌의학 연구가 활발해져야겠다고 주장하고 농촌의 의료시설 등 보건정책 개선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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