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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의 시설 최악의 대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중반에 접어든 제7회 「아시아」경기 대회는 개최국 「이란」의 양식을 벗어난 텃세와 정치성의 개입, 대회운영의 미숙으로 엉망 투성이가 되고 있다.
대회는 「올림픽」에 못지 않는 호화 찬란한 사실과 선수단의 대규모로 겉치레가 요란하나 내용은 「아시아」경기 대회 사상 최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에 이어 2위를 목표로 하고있는 「이란」의 텃세는 대회이전에 종합대회의 꽃인 「마라톤」을 제외하고 그 대신 자기네가 강한 역도의 각 체급에 3개의 금「메달」을 수여키로 해 그 징조를 나타냈지만 막상 대. 회에 들어가자 「복싱」 「레슬링」에 상상도 못할 편파적인 판정을 해 참가국들의 원성을 사고있다.
그 결과로 나타난 것이 10체급의 「그레코·로만」형 「레슬링」에서의 8체급 우승.
한국의 강용직(웰터)도 「이란」의 「하셈」을 다 이겨 금「메달」율 획득할 수 있었는데 무승부로 판점, 은「메달」로 그쳤으니 한국도 피해국 중의 하나라 하겠다. 「복싱」에서 북한은 김우길이 억울하게 졌다고 난동을 부렸고 태국은 전원 철수했다. 난동은 규탄되어야 마땅하지만 북한이 「이란」에 연거푸 3번씩이나 억울한 판점패를 당하다가 이런 사건을 일으켰으니 그 책임은 「이란」측에도 있다 하겠다.
한국은 운이 좋아 「이란」과 싸우지 않아 텃세의 서러움을 면했는데 앞으로의 결승전에서 그 화를 당하지 않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역도에서 북한의 김중일, 일본의 대내선수가 약물중독으로 금「메달」을 박탈당한 것도 금「메달」을 더 얻겠다는 「이란」의 텃세가 강력하게 작용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약물중독에 대한 검사결과는 24시간 이내에 해당선수에게 통고해주기 마련인데 그들은 「이란」인 의사만이 입회한 가운데 검사를 했고 이를 5일 후에야 통고했고 일본의 대내선수의 경우, 2차 검사 때 쓴 소변이 본인의 것이 아니라고 항의하는 등 불투명한 점이 많다.
또 약물 복용선수의 금「메달」은 박탈당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과거. 국제대회의 사례였는데 「이란」 대회 조직위는 이를 대부분 2위인 「이란」선수에게 물려주도록 해 더욱 의혹을 사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은 물론 이고 일본마저도 대회 조직위원회에 항의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란」의 이 같은 몰지각한 텃세는 「사이클」의 연습 과정에서도 나타났다. 「이라」측은 10일 「파키스탄」의 「후세인」선수가 80㎞ 도로경기를 앞두고 교통사고를 당하자 이를 기회로 각국선수단에 지리를 익히기 위한 연습을 중단시키고 자기네만이 연습,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비난을 샀고 태국은 「복싱」에 이어 「사이클」도 철수했다. 대회운영의 경우도 사상최악이다.
그들은 「이란」왕비가 「레슬링」경기를 참관키로 되자 「게임」을 무려 1시간30분씩이나 지연시켰고 일정과 경기시간도 마음대로 변경, 출전선수와 취재기자를 애먹였다.
10일의 여자 투포환경기에서는 일본의 3위 선수를 중공선수로 바꾸었다가 하루 뒤늦게 다시 정정하는 웃지 못할 사례를 빚었다. 이는 한껏 좋은 시설을 인지가 모자라 「미스」를 연발하는 좋은 본보기였다.
정치성의 개입은 중공이 「아랍」국에 환심을 사기 위해 「이스라엘」과의 「펜싱」·「테니스」경기를 거부하기 시작해 그 일이 보이더니 북한도 「이스라엘」과의 「펜싱」을 거부했고 「쿠웨이트」가 「이스라엘」과의 축구경기를 거부, 중대문제로 「클로스업」되고 있다.
더구나 다음대회의 개최국인 「파키스탄」이 「이스라엘」과의 농구경기를 거부해 이번 대회는 물론 다음 대회마저 정치성 개입의 가능성을 짙게 해 앞으로 대회의 존망이 우려되고 있다. <윤경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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