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학교에 학생 몰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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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학구열 높기로 소문난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진선여자중학교를 다니던 김정연(15)양은 이달 초 충남 서천군 기산면 동강중학교로 전학했다. 金양은 진선여중에서 전교 10위권에 들 정도로 공부를 잘했다.

전북 군산시의 이윤수(16·3학년)군도 같은 날 동강중 학생이 됐다.

이밖에 서울 및 수도권 학생 10여명이 이 학교 전학을 희망하고 있다.

교육을 위해 너도나도 도시로 가는 것과 정반대 현상이다. 이는 동강중이 갖고 있는 독특한 ‘매력’ 때문이다.

올해로 개교 54주년을 맞는 이 학교는 한때 전통 있는 사립교라는 평판이 나 학생수가 9백명이 넘었다. 하지만 이농 현상 등으로 학생수가 급감해 현재 전교생은 58명에 불과하다.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고심하던 학교는 2001년 7월 미국 공보처가 후원하는 무료 유학프로그램인 AYUSA(Academic Year in USA)에서 길을 찾았다. 학생들에게 유학시험에 응시토록 한 결과 2명이 선발,지난해 미국 고교에서 6개월∼1년 유학한 데 이어 올해도 2명이 가게 됐다. AYUSA는 매년 이 학교 학생 2∼3명을 받아들이기로 약속했다.

또 AYUSA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따라 재미교포 중학생 1명이 현재 동강중에서 유학중이며, 오는 8월엔 2명이 더 온다.

학교 측은 충남교육청에 해외유학분야 특성화학교 지정을 신청한 상태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학부모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전학 희망자가 줄을 잇게 된 것이다.

金양의 어머니인 장래민(42)씨는 “유학을 목표로 전학시켰지만 인성교육에도 제 격인 것 같다”며 “학원교육에서 해방된 것도 좋다”고 말했다. 張씨는 서천초등학교에 다니는 차녀 민연(12)양도 동강중으로 전학시킬 계획이다.

동강중학교 측은 이처럼 전학 희망자가 늘자 기숙사를 건립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중이다.

서천=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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