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 효과 3배 높은 시간대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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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항암치료로 손상된 세포가 되살아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하루 중 시간대에 따라 세 배까지 차이가 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적절한 시간대를 택해 항암제를 쓰면 독성을 최소화하고 치료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동아대 생명과학과 강태홍 교수 연구팀은 식도·위암용 항암제(시스플라틴)로 손상된 쥐의 간 세포 DNA 회복속도를 비교한 결과 몸 속의 특정 단백질(크립토크롬)의 농도에 따라 속도가 크게 차이가 났다고 9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저널인 ‘핵산 연구(Nucleic Acids Research)’ 최신호에 발표됐다.

 크립토크롬은 낮과 밤에 따라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는 기능을 하는 ‘생체시계’ 구성 단백질 중 하나다. 하루 중 시간대에 따라 농도가 달라진다. 연구진에 따르면 실험 결과 이 단백질 농도가 높을 때는 손상된 세포가 정상적으로 회복된 반면, 농도가 낮을 때는 회복이 더뎌 세포가 죽었다.

 강 교수는 “시간대에 맞춰 항암치료를 하는 ‘시간항암요법’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했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항암치료의 타이밍에 따라 환자 생존율이 달라진다는 주장은 몇 년 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그간 임상치료에 활용되지 않았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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