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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한 박종규 경호실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박종규 대통령 경호실장은 사표가 수리된 후인 20일 하오 집무실에서 사물정리를 위해 하오 7시가 넘도록 퇴청하지 않고 『한동안 근신한 후 동료들을 찾아 얘기나 나누겠다』고 했다.
박 실장은 경호실의 과장급 이상 간부들을 불러놓고 『경거망동하지말고 자기가 맡은 대통령 경호임무에 정성을 다하라』고 당부하면서 만13년이 넘도록 근무해온 청와대를 떠났다.
박 경호실장은 이에 앞서 경호실 간부들이 써낸 사표를 찢어버리면서 『모든 것은 내가 책임지겠다』고 비통한 표정을 짓기도 했으나 자신의 사표가 수리됐다는 소식을 듣고는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는 듯 찌푸렸던 얼굴이 펴졌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박 경호실강은 61년 5·16혁명이 일어난 날로부터 13년 3개월 동안 박대통령을 그림자처럼 뒤따르며 대통령 경호를 맡아온 사격과 검도의 명수.
최고회의 당시는 의장 경호실장으로 있었으며 박 대통령이 63년 총선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에는 고 홍종철 경호실장 밑에서 차장직에 있다가 홍 실장이 문교차관으로 영전되자 64년부터 경호실장으로 일관, 오늘날까지 박 대통령을 곁에서 지켰다.
5·16 혁명당시 시청앞 광장에서 당시 박 의장을 경호한 사람도 바로 박 실장으로 그 당시의 사진은 잘 알려져 있다.
30년 경남 창원출생, 건국대 정치학과를 거쳐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한 박 실장은 육군대령 출신으로 체육진홍에도 힘써 70년 대한체육회 이사, 대한사격연맹 회장을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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