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사고의 새 복병|비좁은 철교 보호 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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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천안=임명섭 기자】철교의 비좁은 보호 벽이 새로운 열차사고의 복병으로 등장하고 있다.
충남 천안과 경기도 평택간 도 계를 잇는 경부선 안성 철교(서울 기점 78·4km)는 철제보호 벽간의 폭이 좁아 열차 승강구에 매달려 가던 승객들이 보호 벽에 부딪쳐 숨지는 사고가 잦아 해마다 10여명씩 피해를 내고 있다.
경부선 개통 당시 가설된 길이 3백80m의 안성 철교는 보호 벽간의 폭이 3·9m로 철도 건설기준 4·2m보다 30cm가 좁아 열차가 이곳을 지날 때 열차와 철교 벽 사이는 불과 25cm로 승강구에 매달리거나 다리를 내놓으면 부딪치기 일쑤라는 것.
지난 6일 하오 4시20분쯤 부산 발 서울행 162호 열차(기관사 손재영·47)승강구에 매달려 가던 16세 가량의 소년이 보호 벽에 부딪쳐 숨졌고 5일 상오 2시30분쯤에도 23세 가량의 청년이 목포 발 서울행 184열차(기관사 엄부민·50)에서 같은 사고로 숨졌다.
철도 건설 규정상 모든 구조물은「레일」의 중심부에서 2·1m밖에 설치토록 되어 있어 철교 보호 벽의 폭은 4·2m 이상이어야 하는데도 이 철교는 폭 3·9m로 건설됐고 또 객차의 폭이 과거 3·09m 에서 최근 3·2m∼3·4m까지 늘어났기 때문에 사고가 잦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천안 보선 사무소 측은 해마다 철도청에 보수를 요청했으나 예산 부족으로 실현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열차가 이곳을 통과할 때 특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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